[PLCC 무한진화] ①정태영이 쏘아올린 'PLCC'…결제수단 넘어 문화가 되다

2021-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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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와 손잡고 고객 데이터 기반 협업

현대카드 대표 취임 후 PLCC 1호 작품

타깃형 공감 리더십, 동맹상품 출시 봇물

마이데이터 사업 8월 도입 등 미래 구상도

정태영(왼쪽)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쏘아올린 PLCC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카드가 올해 1월 쏘카와 함께 맞손을 잡고 선보인 PLCC 광고. [사진=현대카드 제공]

[데일리동방]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카드업계 마케팅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가 주목하는 시장은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Private Label Credit Card)'로, 올해도 카드사 순익을 견인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 내 카드사 PLCC 경쟁에 불일 지핀 인물은 단연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꼽힌다. 신용카드 상품 관련 비용과 수익을 제휴사와 나누고 대상 기업의 고객을 카드사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는 개념의 PLCC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었으나 정 부회장의 선구안은 5년여 전부터 빛나기 시작했다.

기존 카드의 비용 부담은 카드사가 전적으로 떠안는 구조였지만 PLCC는 제휴사와 카드 설계부터 디자인, 홍보, 마케팅 비용 등을 분담하는 것이 장점이다. 카드사는 제휴사 고객 특성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와 혜택을 기획할 수 있기 때문에 마케팅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

정 부회장은 2015년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하는 동시에 PLCC 사업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그의 1호 작품은 당시 출시한 이마트 카드로 국내 최초의 고객 데이터 기반 PLCC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현대카드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현대·기아차, 이베이와 맞손을 잡고 PLCC 신상품을 공개했다.

정 부회장이 PLCC 공략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 시점은 작년이다. 현대카드는 작년 한 해 동안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등 해당 업계 각 1위와 잇따라 체결한 전략적 제휴에 따라 타깃고객형 상품을 출시하며 해당 시장의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 들어서도 카셰어링 업체 쏘카와 PLCC를 제공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대카드의 대박 행진을 놓고 정태영표 '공감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정 부회장이 오너경영자로서 그간 쌓아온 업계 인맥과 영업력 뿐만 아니라 상대편 최고경영자(CEO)와 충분한 대화로 단순 협약을 넘어 동맹 수준의 유대감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TV 광고 등 외부에 얼굴을 공개하는 것에 인색한 여느 CEO들과 달리 정 부회장은 PLCC를 비롯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상대 업체 수장들과 동반 출연을 권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객들에게 한층 친숙한 기업 이미지를 전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이런 행보는 현대카드의 순익 상승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회장의 베팅은 업계 4위 현대카드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렸고, 특히 2018년 1537억원에 그친 당기순익은 2019년 1676억원, 2020년 2446억원으로 연속 상승했다. 카드사의 미래 먹거리로 지목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올해 8월 정식 도입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정 부회장은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코로나19로 주춤하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현대카드는 비욘세, 콜드플레이 등 세계 정상급 가수들이 참여한 슈퍼콘서트를 열면서 문화·감성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줬다"며 "PLCC 시장의 마중물이 됐고,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과 연계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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