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해고자‧실업자 노조활동 기준, 법에 명시해야”

2021-05-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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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부터 해고자와 실업자도 사업장 내 노조활동이 가능해지면서 경제계가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본격적으로 개정법이 시행되면 현장에서 혼란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명확한 기준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비종사 조합원의 사업장 내 노조활동 관련 가이드’를 발표했다.

해고자·실업자 사업장 출입 기준은 아직 개정법이 시행 전이라 직접적 판례가 없어 비종사 조합원인 산별노조 소속 외부조합원의 사업장 출입·활동 관련 판례에 기반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해고자·실업자는 회사와 무관한 제3자이므로 소속 근로자보다 출입 절차를 강화할 수 있다. 이에 기업은 신분증과 출입증 교환, 이동시 출입증 패용, 노조에 출입자 신원과 출입목적 확인 등의 절차를 요구할 수 있다.

사업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비밀·중요시설 등 출입제한지역·구역, 안전·보안상 통제구역은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 또 출입은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업무시간 중에만 허용되며, 업무시간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출입목적이나 노조사무실의 수용인원을 고려해 출입 인원을 제한할 수 있으며, 촬영제한 및 정보보안을 위한 조치도 가능하다.

사업장 내 노조활동은 노조활동에 대한 법원 판례에 비춰볼 때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 정당성 기준으로는 △주체 △목적  △사업운영에 대한 지장여부 △규칙 준수여부로 나눠볼 수 있다.

해고자·실업자의 사업장 내 활동이 개인의 이해관계를 위한 것이 아닌 노조의 활동이거나 노조의 승인을 받은 활동(주체의 정당성)이어야 하고, 이들의 활동은 근로조건 개선이나 근로자의 단결 등을 위한 활동(목적의 정당성)이어야 한다.

아울러 해고자·실업자의 활동이 기업의 사업 운영이나 작업·시설관리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되며, 사업장 출입 및 활동에 대해 정한 규칙이 있을 경우 이를 준수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기업의 출입·활동 제한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저촉되지 않도록 상황별로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제안했다. 기업은 사업장 출입의 사전조치로 사전통보는 요구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이른 사전통보 요구는 해선 안된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표준 규칙’을 예시했다. 법 시행전 ‘사업장 내 노조활동 규칙’을 미리 제정하면 노조활동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고 규칙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계가 제시한 ‘표준 규칙’에는 비종사 조합원의 출입신청서 작성·제출 의무 등 출입절차에 대한 사항, 출입을 제한할 수 있는 사유와 절차, 출입신고내용 변동시 조치, 퇴거요청 절차, 규칙위반 책임 등이 담겼다.

유일호 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개정 노조법은 기업별 노조 체제인 우리나라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해고자·실업자의 사업장 출입·활동을 허용해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현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노사관계의 안정과 균형을 찾으려면 해고자·실업자의 사업장 출입·활동에 대한 기준을 법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인천공항 방문 4년에 부치는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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