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인접국인 중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도와 비교적 가까운 중국 서남부의 광시좡족자치구와 윈난성 등에는 방역 비상이 걸렸다.
10일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 인도발 코로나19 유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는 지난 6일부터 나흘 연속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만명을 넘어서고, 이틀 연속 4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아비규환인 상태다.
정즈제(鄭志杰) 베이징대 공공위생학원 주임은 CCTV와의 인터뷰에서 "인도가 새로운 바이러스 배양 접시가 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인도의 변종 바이러스는 전염성과 치사율이 더 높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고, 사람과 접촉할 지 알 만큼 교활하고 똑똑하다"고 말했다.
리란쥐안(李蘭娟) 중국공정원 원사는 "중국은 인구가 많고 국경선이 길며 개방도가 높아 외국인 입국이 잦다"며 "경계를 늦추거나 방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인도에서 감염자가 직접 넘어올 가능성보다 동남아시아를 통한 유입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
실제 이 같은 병례가 발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주임은 "가장 걱정이 되는 건 변경 커우안(口岸·국경 통과 지점)의 방역에 빈틈이 있는지 여부"라며 "인도 주변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어 중국으로서도 외부 유입 압력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동남아와 접한 지역의 방역 수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광시좡족자치구의 란톈리(藍天立) 주석은 지난 8일 열린 회의에서 "주변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고 중국 내 7개 성에서도 인도발 유입 병례가 있었다"며 "조금의 태만함도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란 주석은 "외부 유입에 대한 경계심을 전면적으로 높이고 국경에서 내지까지 방어선을 견고하게 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출입국 심사 제도 등을 엄격히 집행해 조국의 남대문을 결연히 수호하라"고 지시했다.
광시좡족자치구는 인도 관련 입국자의 경우 자가 격리를 포함해 3주간 격리하고, 핵산 검사 횟수도 기존보다 7회 더 늘리기로 했다.
미얀마 접경인 윈난성의 경우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이 직접 시찰에 나섰다.
지난 3~6일 윈난성을 방문한 자오 부장은 쿤밍·푸얼·바오산·멍롄 등 지역의 변경 커우안과 출입국 검문소, 일선 파출소 등을 순시했다.
자오 부장은 "입체적인 국경 방역 시스템을 건설하고 사람·물자 등에 대한 방역을 더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치밀한 출입국 관리와 외부 유입 리스크 차단을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인도에 방역 물자를 지원하는 인도주의 행보도 병행하는 중이다.
쑨웨이둥(孫衛東) 인도 주재 중국대사는 전날 트위터에 "중국 적십자가가 기증한 산소 발생기 100대와 호흡기 40대 등 방역 물자가 (쓰촨성) 청두를 출발해 인도에 도착했다"는 글을 남겼다.
중국 적십자사는 인도에 현금 100만 달러도 지원키로 했다.
쑨 대사는 "중국 적십자사의 행동은 인도주의 정신으로 반짝인다"며 "인류 생명 건강 보호라는 큰 뜻에 대한 공헌을 선명하게 드러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