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일본 오염수 방류 미국 개입 부적절...IAEA 공조 확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7일 방한 중인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를 서울 한남동에 있는 장관 공관에 초청해 만찬을 하기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외교부 제공]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우리 정부와 국민의 우려에 대해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18일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개입할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을 방문한 케리 특사는 이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한국의 우려를 공유하느냐는 질문에 "핵심은 IAEA가 (방류)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동안 일본의 계속된 협조"라며 "일본이 IAEA와 매우 긴밀히 협력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케리 특사는 "그러나 (미국이) 공식적인 방법으로 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일본의 방류 결정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정 장관은 17일 진행된 만찬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관련 우리 정부와 국민의 심각한 우려를 케리 특사에게 전달했다. 정 장관은 향후 일본이 국제사회에 보다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미측이 관심을 가지고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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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특사는 "미국은 일본 정부가 IAEA와 완전한 협의를 했으며, IAEA가 매우 엄격한 (방류) 절차를 마련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일본이 모든 선택지와 영향을 저울질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일본과 IAEA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 당장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이미 진행 중이고 매우 명확한 규정과 기대치가 있는 절차에 미국이 뛰어드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염수가 미국인 건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며 모두 우려가 있다"면서도 "그래서 IAEA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리 특사는 "우리는 시행 과정에서 공중보건에 대한 위협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모든 국가처럼 지켜보고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리 특사는 15~16일 중국에서 셰전화(解振華)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와 회담을 가졌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냈던 '기후변화 정상회의' 초대장에 대한 답은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케리 특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찾아간 미국 고위 당국자다.

이에 대해 케리 특사는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기를 매우 희망한다"면서도 "중국이 결정할 사안이다. 우리는 누구에게도 참여를 강요할 능력이 없고, 강요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케리 특사 방한은 22~23일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한미 양국 간 협력 사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주재하는 기후 정상회의엔 문재인 대통령과 40여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화상으로 함께 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과 노력을 매우 존경한다"며 "한국이 역내 및 세계적인 우려 사안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대응을 선도하는 게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오염수 문제는 기후 정상회의의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