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 참패는 그간 정부여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과 불안, 불신의 3불(不)에 더해 연이은 부동산 정책 실패와 선거 직전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태, 일자리 감소 및 교육‧소득 격차 등 종합적인 부분에서 국민들의 불만이 쌓였고, 이번 재보선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문제는 세대별‧성별‧이념성향별 할 것 없이 모두를 분노케 했다.
2030세대 역시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을 큰 폭으로 지지했다.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선거 직후 발표한 공동 사전출구조사에 따르면, 18~19세와 20대의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투표한 비율은 55.3%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4.1%를 기록했다. 오 시장을 찍은 30대의 투표율도 56.5%로, 박 후보(38.7%)보다 17.8%포인트 높았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정치평론가)는 "2030세대는 문 정부의 불공정‧불평등‧부조리에 등을 돌렸다" 며 "앞서 조국 사태에서 한번 불공정 문제가 터졌는데, 여기에 LH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경험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과거에 촛불을 들었을 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느낀 것은 배신감과 절망, 분노, 거부감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생‧경제‧협치 등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인 국정 실패 역시 민주당의 참패 원인으로 꼽혔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정치평론가)는 "부동산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공약들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민심이 폭발했다"며 "대통령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다고 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 모두 일자리는 '절벽'이 아닌 '실종' 상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올리긴 했으나 부동산값이 폭등해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해졌고, 부동산 정책 역시 헛발질을 남발했다”며 “LH사태에서는 해명과 변명으로 일관했고, 남북관계 개선 역시 현재 상황에서 보면 진전된 것이 없다. 다방면에서 민심을 잃었고, 이것이 누적돼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