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재벌 헝다그룹(03333, 에버그란데, 홍콩거래소)이 지난 1년새 전체 부채의 4분의 1을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헝다그룹을 둘러싼 부채위기설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다.
중국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지난달 31일 장마감후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헝다는 총부채액을 8743억 위안(약 150조원)에서 6740억 위안으로, 모두 2000억 위안어치 줄였다"고 밝혔다. 1년새 전체 부채의 약 4분의 1을 줄인 것이다.
헝다그룹은 올해 1분기에도 425억 위안어치 줄이는 등 부채 감축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추가로 1500억 위안을 줄여 연말까지 5600억 위안까지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23년 중반에는 부채가 3500억 위안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헝다그룹은 중국 정부의 부동산업계에 대한 '3개 레드라인' 요구에 따라 △오는 6월말까지 순부채율을 100% 이하로 낮추고 △올해 말까지 유동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을 1배 이상으로 늘리고 △내년 말까지 선수금 제외한 자산부채율을 70% 이하까지 낮출 것임도 강조했다.
실제 헝다그룹은 그동안 회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주요 자산 지분을 매각하는 등 부채를 줄이는 데 힘써왔다.
헝다그룹의 부채 감축 노력을 시장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CLSA는 앞서 "중국 정부의 '레드라인' 요구에 맞추기 위한 헝다그룹의 자산 건전성 노력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헝다그룹의 강력한 매출 증가세, 디레버리지(부채 감축) 노력이 향후 3년간 헝다그룹의 실적과 제무재표가 개선될 것을 보여주는 좋은 신호라고 내다봤다.
한편 헝다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3% 늘어난 7232억5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 목표였던 6500억 위안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헝다그룹은 올해는 매출 7500억 위안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