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발행된 원화 ELS는 규모는 3조85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같은 기간(2조1065억원)에 비해 83% 증가한 수치며 지난달 같은 기간(3조3541억원)에 비해서도 14.9% 늘었다. 또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원화로 발행된 DLS 잔액(3486억여원) 역시 지난 1월(2457억여원) 대비 41.9% 올랐다. 지난달(3427억여원)에 비해서도 1.7% 늘었다.
이같은 파생상품의 인기를 높인 요인은 '변동성 장세'라는 관측이다. 코스피는 지난 1월 장 중 3266.23포인트까지 오른 후 3000선 안팎에서 횡보 중인데, 박스피 장기화가 직접 투자의 매력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만 해도 코스피가 3000을 넘어 4000~5000까지 간다는 낙관적 전망이 많았지만, 지금은 좋게 봐도 3000포인트 초반을 점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현재 주식으로 수익을 낼 자신이 없어진 투자자들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증시가 박스피 장세에 머물고 있어 지수 급락 가능성도 낮아진 상태다. 이로 인해 파생상품의 위험도도 크게 낮아진 상태다. 안전성향 투자자들도 ELS에 대한 관심을 다시 갖게 되는 이유다. 정인지 연구원은 "낙인을 받을 정도로 (기초자산이) 급락할 개연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 미국의 부양책, 미국 FOMC의 경제 전망치 상향 등 여러 정황이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옵티머스 사태, 주가 고평가 우려 등으로 유동성이 길을 잃었다는 점도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WM센터 관계자 B씨는 "재작년 DLF 사태로 DLS·ELS 시장이 안 좋았지만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가 터지면서 저금리 유동성이 갈 곳을 잃었다. 주가도 너무 많이 올랐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재작년 DLF사태 등을 의식, '파생결합증권 건전화방안' 등을 내놓는 등 규제를 강화한 점도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B씨는 "투자자들은 예전처럼 DLS·ELS가 무방비로 당하진 않을 거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DLS·ELS 시장에 대한 전망은 전반적으로 낙관적이다. 증권가는 당분간 시장이 급등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정인지 연구원은 "조기상환 중인 물량이 ELS 시장에 재투자될 공산이 크다"며 "시장이 급등락 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저금리 상황 속 유동성이 흐를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