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시경쟁력 향상, 질적인 인프라 투자에서 출발한다

2021-03-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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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영덕 연구본부장]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의 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 이제 본격적인 선거운동의 막이 올랐다. 특히, 이번 선거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건 속에서 치러지는 선거로서 다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 후보 선출부터 뜨거웠고, 후보들에게 거는 시민들의 기대도 크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이로 인한 경기 침체, 부동산 문제 등 시민들의 관심사와 이슈들이 많아 안전·보건, 지역경제, 주택정책 등에 대한 공약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3기 신도시 토지 투기 의혹으로 인해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후보들 간의 공약 싸움도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자연재해와 인적 재해 등 각종 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 환경 및 양적·질적인 방재 수준의 향상 등과 관련한 차별화된 공약도 발굴해야 한다.
서울, 부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시다. 한 국가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대표적인 평가지표로서 그 나라 대표 도시의 경쟁력 수준은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러한 측면에서 서울과 부산의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양보다는 질적인 측면의 도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 하겠다.

현재 서울의 경쟁력은 어떠한가? 서울은 외형적으로는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경쟁할 정도로 한국의 대표 메트로폴리탄으로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서울시민들의 행복지수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서울 서베이 사회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행복지수는 2016년 6.97에서 2019년 6.84로 하락했다.

또한, 2019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2위, 국민총소득(GNP) 세계 11위 등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게 영국 EIU의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전 세계 140개 도시 중 57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머서(Mercer)의 '삶의 질 조사'에서는 전 세계 231개 도시 중 77위에 머물러 있다.

삶의 질 조사는 2012년 75위에서 더 떨어진 순위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AT 커니(Kearney)의 '2020 글로벌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글로벌 도시지수는 2015년 11위에서 2020년 17위로 상위 30개 도시 중에서 그 하락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대표 도시 서울의 현재 모습이다. 서울의 글로벌 도시로서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지표상의 순위가 하락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실질적으로 서울시민들의 행복도가 낮아지고, 삶의 질이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서울시민들의 행복감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최근 한겨레경제연구소의 서울시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고용에 대한 만족도는 9.2%, 주거는 13.0%, 재정에 대해서는 17.6% 등으로 나타났고, 향후 정책의 중요도에 있어서는 안전분야에 대해 53.3%, 주거분야는 42.0%로 나타났다. 즉, 서울시민들의 안전한 사회환경과 편안한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있어 도시의 인프라는 매우 중요하다. 안전하고, 편안한 도시 환경, 재정적 만족을 위해선 도시의 안전 및 방재 인프라 그리고 경제 인프라가 충분히 갖추어져야 한다.

세계 유수의 도시들이 2030년, 2040년을 목표로 도시 인프라 확충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도시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시민들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생활밀착형 인프라, 안전한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안전 및 방재 인프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행복도를 증진시키는 경제 및 문화·예술 인프라의 양적·질적 확충이 요구된다.

보궐선거가 얼마 안 남았다. 서울, 부산은 우리나라의 대표 도시인 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 맞은 도시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공약들, 미래는 물론 현재에도 살고 싶은 도시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 공약들이 많이 나와서, 금번 보궐선거가 서울, 부산의 도시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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