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앱스토어에서 ‘실종’… 빅테크 규제 고삐 연일 조이는 중국

2021-03-17 14:58
  • 글자크기 설정

中 정부, 알리바바 언론사 지분 매각 지시에 이은 추가 규제

CCTV, 알리바바 브라우저가 민간 병원 경쟁 부추긴다고 비난

시장감독관리총국, 인터넷거래관리 감독방법 발표... 5월부터 시행

[사진=알리바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브라우저가 지난 16일 중국 내 여러 앱스토어에서 자취를 감췄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시사한 지 하루 만이다. 최근 당국의 알리바바 '손보기'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알리바바를 향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이 칼날이 모든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로 향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CCTV 비판 후 중국내 앱스토어에서 사라진 알리바바 UC 브라우저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화웨이와 샤오미, 텐센트 등 중국 정보통신(IT) 업체가 운영하는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알리바바의 UC 브라우저가 삭제되거나 내려받기가 금지됐다. 이는 규제를 위반한 앱 운영 회사에 대한 중국의 일반적인 처벌이다. 알리바바 UC 브라우저가 불법 광고를 게재한 게 문제가 됐다.

지난 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방영된 중국 국영 중앙(CC)TV의 소비자 고발프로그램 3·15완후이(晩會)는 알리바바 UC 브라우저가 민간 병원의 키워드 검색을 통해 업계 경쟁을 부추긴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3·15완후이는 UC브라우저의 검색 환경이 공립 병원이 아닌 유명 민간 병원 웹사이트로의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알리바바의 UC 브라우저는 불법 광고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앱 운영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알리바바 본사는 논평에 응하지 않았다고 FT는 덧붙였다.

이번 알리바바 UC의 앱스토어 삭제가 특히 더 이목을 끈 이유는 최근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를 향한 규제 고삐를 연일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에도 알리바바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회사가 소유한 신문·방송 관련 지분을 모두 매각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2015년부터 마윈 창업주의 주도로 미디어 관련 지분을 늘리기 시작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지분 100%와 중국 최대 경제지 제일재경(第一財經)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로 알려진 웨이보와 동영상 플랫폼인 비리비리 지분도 각각 지분 30%, 6.7% 갖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처럼 언론사 지분을 여럿 보유한 알리바바가 미디어 회사를 통해 여론을 조성할 가능성을 우려해 이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는 해석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 마윈이 중국 금융 감독 당국을 비판한 직후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의 상하이와 홍콩 증시 상장을 잠정 중단시켰다. 마윈도 두 차례 당국에 소환됐고 사실상 공개 활동을 중단했다.
 

[사진=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홈페이지 캡처]

연일 빅테크 때리는 중국 당국...習 고강도 압박 시사
일각에서는 당국의 알리바바 때리기가 중국 빅테크 기업 전체로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15일 시진핑 주석은 중국 내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시사했다. 

중국 경제 매체 재일재경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 공산당 중앙재정경제위원회 회의에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규제 당국이 반독점 권한 행사를 강화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또 그는 인터넷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독점 행위에 단호히 대처해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자본의 무질서한 확대를 막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인터넷 기업의 데이터 보안을 철저히 하고 이들의 금융 활동을 관리·감독하라고도 했다. 

같은 날 관련 부처도 즉각 규제 정책을 발표하는 등 인터넷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가시장감독총국(이하 시장총국)은 '온라인 거래 관리감독 방법(이하 방법)'을 발표, 기업이 개인정보를 과잉 수집하고 양자택일을 하는 행태에 대해 명확히 규범화했다. 양자택일은 대형 인터넷 플랫폼이 입주 업체에 다른 플랫폼과의 거래 금지를 강요하는 행태다.

시장 총국은 "온라인 거래 관리·감독제도를 개선하고, 온라인 거래 시장을 정화하며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해, 더 안전한 온라인 소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이같은 정책을 발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전자상거래법이 시행된 이후 첫 번째로 발표하는 전자상거래기업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으로, 오는 5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날 라이브커머스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관리·감독 조치를 제시한 것이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본격 규제 강화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방법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라이브방송 등 온라인 거래 활동을 하는 경영자들은 상품 및 서비스, 그와 관련된 애프터서비스(A/S) 등 정보를 명확히 제시해야 하며,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한 영상을 방송이 끝난 날로부터 최소 3년 동안 의무적으로 저장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14차 5개년 계획(14·5계획, 2021~2025년) 및 2035년까지의 장기 목표 요강'에서 양호한 디지털 생태계 조성 등 디지털 경제 육성을 강조한 만큼, 플랫폼 경제의 질서 확립과 건강한 발전 촉진을 위한 규제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