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업계에 제품 상표띠(라벨)를 부착하지 않는 이른바 ‘라벨 프리’ 바람이 불고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기업들도 제품 출시에 친환경적인 요소를 신경쓰고 있다. 무라벨 음료 제품은 분리배출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 효율이 높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수 업체들은 최근 제품 라벨 없애기에 한창이다. 농심은 오는 5월 라벨 없는 생수 ‘백산수’를 출시한다. 농심 관계자는 “무라벨 백산수는 분리배출의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연간 약 40t의 라벨용 필름 절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먹는샘물 ‘석수’ 무라벨 제품을 선보인다. 이달 중순부터 편의점·온라인몰에 석수 무라벨 제품을 공급한다. 2분기부터는 생수 페트 생산량의 50% 이상을 무라벨 제품으로 전환한다. 향후엔 묶음판매 제품 전 물량을 무라벨로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국내 최초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에코’를 내놨다. 이 제품은 지난해 약 1010만개 판매됐다. 작년 1월 1.5L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6월에는 500mL, 2L 제품이 추가로 나왔다. 이에 따라 포장재 폐기물 발생량은 총 6.8t이 줄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상반기 중으로 무라벨 제품 ‘제주삼다수 그린 에디션(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다. 먹는샘물용 재생 페트 사용을 비롯해 제주도의 자원을 활용한 바이오 페트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 커피·탄산음료도 라벨 떼기 한창
음료업체들도 친환경 바람을 타고 제품 라벨 떼기에 힘을 쏟고 있다.
코카-콜라사는 지난 1월 라벨을 없앤 ‘씨그램 라벨프리’를 출시했다. 국내 탄산음료 최초다. 투명 페트 용기에 라벨을 부착하지 않고 제품명과 로고를 패키지에 양각 형태로 구현했다. 기존 라벨에 적혀 있던 제품 정보는 묶음용 전체 포장 패키지에 기재했다.
빙그레 무라벨 커피 ‘아카페라 심플리’는 출시 6개월 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아카페라는 국내 냉장 페트 커피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다. 아메리카노는 검정색 뚜껑,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는 녹색 뚜껑으로 구분했다.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와 올해 식음료업계 화두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무라벨 출시 바람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부터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전국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를 시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여러 기업들이 경량 용기, 에코 라벨에 이어 무라벨 제품까지 내놓고 있다”며 “환경보호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친환경 경영 활동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