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현대오토에버 등 3사가 통합 전부터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부문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엠엔소프트는 이날까지 2021년 1분기 신입·경력 공개 채용을 진행했다.
채용 분야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AR내비게이션 △OTA 서비스 △교통정보 예측 알고리즘 △정밀지도 등 35개 직군이다.
현대엠엔소프트 측은 “차량 인포테인먼트·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계 리더로서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8일 ‘제조 혁신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오토에버 측에 따르면 이번 개발은 점점 짧아지는 제품 생애 주기와 늘어나는 맞춤형 제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 자동화 제조를 지능형 제조로 발전시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오토에버는 가상화·유연화·지능화·동기화 등 4개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이번 서비스 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가상화’ 기술은 전체 공정을 가상 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해 공장 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시간과 비용을 아껴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연화’의 경우 컨베이어 대신 소형 자율주행 로봇(AMR)을 활용해 보다 복잡한 공정도 유연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능화’는 데이터 축적·활용 플랫폼(Date Lake)을 통해 공장 내 모든 정보를 모아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동기화’는 주문과 생산의 연동으로 재고 수준을 최적화하는 등 수요 기반의 생산(BTO)을 가능케한다.
오토에버 측은 “디지털 신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조 품질과 완성도를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토에버와 엠엔소프트가 이처럼 합병 전부터 역량 강화에 나서는 것은 소프트웨어 부문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고 빠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산업은 MECA(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로 대표되는 패러다임의 변화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를 비롯해 폭스바겐·다임러 등 완성차업계는 별도의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을 신설해 인력과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애플을 비롯해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도 미래차 산업에 뛰어들면서 빠른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현대엠엔소프트가 신규 채용으로 인력을 강화하는 것도 애플과의 협력이 무산된 것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의견이 있다.
현대오토에버 측은 “3사 합병 시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동차에서 그치지 않고 UAM 등 그룹이 추구하는 차세대 모빌리티까지 포괄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군말 없이 수용할 만큼 현대차그룹에겐 3사 통합을 통한 소프트웨어 부문 강화가 중요하다”며 “앞으로 소프트웨어 역량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