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드론 제조업체 이항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서학 개미들도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이항은 전 거래일 대비 2.27% 하락한 59.80달러에 마감했다. 이항의 주가는 계속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항은 지난 12일 124.09달러에서 16일 46.30달러로 급락했고, 이후 17일 77.73달러, 18일 61.19달러로 마감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폭락하자 사측은 울프팩리서치에 반박 입장을 냈고, 이후 주가는 17일 다시 67.88% 폭등했다. 이후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며 큰 변동성을 보인다. 지난해 연말 21.11달러에 불과하던 주가는 지난 12일(124.09달러) 6배 가까이 폭등했지만, 최근 주가는 급락하기 전인 12일 종가 대비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2019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항은 중국의 대표 드론 개발업체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주최한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에서 드론택시용 기체 시범비행을 선보이면서 국내 서학개미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이항 주가에 대한 불안감에 국내 투자자들은 이항을 매도하고 나섰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이항 주식 매도결제 금액은 1억903만달러(약 1207억원)로 전체 종목 중 1위를 차지했다. 예탁원 데이터 통계는 3거래일이 지나 발표되므로, 이는 16일 매도된 내역이다. 이날 이항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77.79달러 추락한 46.30달러로 마감한 날로, 주가 폭락 수준과 매도 규모를 감안하면 서학개미들이 상당한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항이 회계 부정으로 상장 폐지된 중국 기업 루이싱커피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루이싱커피는 역시 공매도 리포트 발간 후 매출 규모 등을 부풀린 회계 조작이 드러나 뉴욕증시에서 퇴출됐다. 또 사기 의혹에 시달린 전기차업체 니콜라도 공매도 리포트 공격 이후 이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 변동성으로 이항의 매도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 그만큼 투자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이라며 "투자할 주식은 많은데, 실적 부풀리기 등 부정적인 이슈가 있는 종목에 일부러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미 이전에 루이싱커피가 상장 폐지된 전례가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중국 주식에 대한 보수적인 관점도 유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