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후덕 국회 기획재정위원장(민주당)은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증세는 중장기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맞지만,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또 선별이 아닌 보편지급까지 이야기가 나온 만큼 한시적인 증세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증세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사실은 정직한 접근”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앞서 전날(16일)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및 경제부총리에게 증세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윤 위원장은 “정직하게 이야기하면 지금쯤에는 증세방안을 재정당국에서도 공론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세부담률을 일정 부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화끈하게 지원하고 화끈하게 조세로 회복하자'는 체제를 갖추는 게 오히려 정직한 접근”이라고 언급했다.
윤 위원장은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하면서 한시적인 증세라도 하지 않으면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나중에 세금을 내면서 갚게 된다”며 “그러나 증세를 하면 미리 재원확보를 할 수 있어 이자 없는 지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OECD보다 5%포인트 낮은 수준인데, 이런 세율구조로는 지원금 지급에 있어서 국채발행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또 이 같은 수치는 나중에 경기가 회복될때도 세수효과를 볼 수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더 넓고 더 두텁게 지급하겠다”고 밝히며 충분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에 압박받은 정부는 재난지원금 지급기준이 '자영업자‧소상공인 연매출 4억원 이하'였던 기준을 이번에는 10억원 이하로 상향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당정은 증세 이야기는 꺼내지 않고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증세 문제는 ‘중부담, 중복지’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겠으나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증세는 논의하지 않았으며,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오는 4‧7재보선을 앞두고 어떻게 증세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 아무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한다”며 “그러나 나는 기재위원장으로서, 헌법에 맞게 지금 증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앞서 이원욱 의원이 손실보상제를 위해 한시적으로 부가세를 인상해 손실보상기금을 마련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2019년도 기준으로 부가세 기준이 연간 70조원 정도가 되는데, 1내지 2%를 부과해서 손실보상기금을 마련하거나 선제적 지급을 한 이후에 손실보상기금 마이너스 계좌가 열리면 거기에 모금을 해서 잔고가 0이 되는 순간 끝내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