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임기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차기 금감원장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당초 윤 원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았지만, 최근 사모펀드 사태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새 인물로는 정은보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와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최운열 전 의원 등 관 출신과 정치권 등의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중순부터 차기 금감원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기존 금감원장의 임기 두 달여 전부터 후임 인선 작업을 진행한다"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차기 금감원장 자리에 적합한 인물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윤 원장의 연임이다. 윤 원장의 연임 의지가 강한 데다, 정부가 정권 말에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윤 원장은 금융위원회 정책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으면서 현 정부 금융개혁의 밑그림을 설계하는 등 현 정권과의 유대가 깊다.
반면, 최근 새 원장 선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이 최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사의 반발이 커진 데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두고 금감원과 금융위의 갈등으로 금융당국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새 원장 인물로는 정은보 대표와 김용범 차관 등 관 출신이 거론되고 있다. 정 대표의 경우 행정고시 28기로 금융위 사무처장과 기재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기재부 출신 인사가 방위비협상 대표로 임명된 것은 정 대표가 처음일 정도로 정책 조율과 경제·금융·예산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행정고시 30기인 김 차관 역시 재무부를 시작으로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 국장, 금융위 증선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거쳤다. 2019년 5월부터는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내고 있으며, 지난 총선에서는 여당 후보로 거론되는 등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청와대 추천으로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추천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도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정치권에서는 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이, 금감원 내부 인사로는 김은경 금감원 소비자보호처장 등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최운열 전 의원은 여당에서 몇 안 되는 금융·증권 전문가로, 정권 말 금감원장 역할로 충분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권 말에는 기존 주요 기관장을 유임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윤 원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최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융권의 불만이 커지고 금융위와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새 원장 선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