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타깃 될라”…호실적 예상에 금융권 ‘덜덜’

2021-02-0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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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작년 순익 전망치 10조9000억 규모

업계 “깜짝 실적 달성해도 마냥 웃을 수는 없을 듯”

여당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이익공유제를 놓고 실적 발표를 앞둔 금융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지점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데일리동방] 지난해 국내 금융권이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정작 관련업계에는 기대감 보다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면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이익공유제 참여 압박 수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4대 금융그룹(신한·KB·하나·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0조905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2019년도의 역대급 실적(총순익 10조9791억원)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다른 업권에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신한금융이 ‘리딩뱅크’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순익 전망치는 3조5084억원을 예상했다. 뒤를 이어 KB금융이 3조4856억원, 하나금융 2조5176억원, 우리금융 1조3941억원 순이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금융그룹은 모두 직전 연도 보다 순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끌’과 ‘빚투’ 등 주식 열풍에 힘입어 증권계열사가 호실적을 거두면서 실적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예상이 주를 이룬다. 순익 증가율을 기준으로 하나금융이 직전 연도 대비 5.3%, KB금융 5.2%, 신한금융 3.1%씩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그룹 계열사 중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은 우리금융은 직전 연도에 비해 25%의 마이너스 성장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에프앤가이드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가능할 것이란 견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됐던 지난해 3분기에도 상당수 금융회사들은 시장의 전망치를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현재 금융권 내부에서는 호실적을 우려하는 기류가 형성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업권을 위해 금융회사의 이익을 공유하자는 취지의 정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어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당이 금융권의 이익공유제 참여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또한 이달 임시국회에서 이익공유제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다양한 방식의 이익공유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커졌다.

금융권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융권이 이익공유제의 대상에 오르면 주주가치 훼손이 불가피하고 더 나아가 외국인 투자자를 포함한 주주 이탈 현상이 가속화할 것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전망에서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올 수 있다”며 “금융권의 이익공유제에 참여하라는 정치권의 압박이 강해지고 있어 호실적을 내도 마냥 웃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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