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ICT 전담팀은 국내외 주요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행위 사건을 처리하고 소송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9년 11월 출범했다. 직원 20명과 외부 전문가 18명이 참여하고 있다.
신설된 앱 마켓 분과는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계(OS)의 출현을 방해하고 관련 앱 마켓·기타 스마트기기 시장의 경쟁을 해치는 행위를 집중 감시한다.
개발자들에게 앱을 경쟁 마켓에 출시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특정 결제 수단을 이용하라고 강제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공정위는 2016년부터 구글이 국내 게임회사를 상대로 자사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만 앱을 출시하도록 강요한 경쟁 앱 마켓 방해 혐의로 최근 제재에 착수했다. 구글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30%의 수수료를 부과한 것도 조사 중이다.
O2O 플랫폼 분과는 숙박·배달·온라인여행사(OTA) 앱이 자사 플랫폼에 가장 유리한 가격·거래조건으로 상품·서비스를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행위 등을 감시한다.
플랫폼 노출 순위를 인위적으로 바꾸거나 불명확한 광고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 배달 기사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는 행위 등도 감시 대상이다.
기존 감시분과 내 세부 분과였던 지식재산권과 반도체 분과는 계속 운영한다. 반도체 관련해서는 조건부 리베이트 제공 등 경쟁제한 행위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ICT 전담팀 운영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경제학·법학·전문기술 관련 ICT 분야 외부 전문가 풀을 구성해 사건처리 과정 전반에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향후 분과별로 전문가들을 더 늘릴 계획이다.
ICT 전담팀은 출범 이후 플랫폼, 모바일, 지식재산권 분야에 걸쳐 모두 7개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계약한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카카오와 제휴해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방해했다며 10억원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네이버 쇼핑과 동영상의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도 조사·심의가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이 경쟁사의 저렴한 복제약 판매를 방해한 혐의, 오디오 기술 특허를 보유한 돌비가 특허권을 남용해 로열티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끝내고, 전원회의에 안건을 상정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거대 온라인 플랫폼의 입점업체 대상 '갑질' 제재법인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안도 국회 처리를 추진 중이다.
디지털 공정경제를 위한 공정위의 제재 강화 움직임이 과도한 규제로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위원장은 온라인 플랫폼법을 두고 "신산업인 플랫폼 분야의 혁신이 저해되지 않으면서도 실효성 있는 법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균형감 있는 규율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과징금 부과를 강화하되 형벌 도입은 최소화하고 동의의결 제도를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동의의결제도는 공정위의 조사나 심의를 받고 있는 사업자가 시정방안을 제출하고, 그 방안이 적절하다고 인정될 경우 공정위가 해당 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시키는 것을 말한다. 플랫폼 입점업체들의 피해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구제하기 위해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향후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자율적 거래관행 개선 및 분쟁 예방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며 "공정하고 혁신적인 디지털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