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의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재차 증가세다. 코스피가 고점에 머물자 개인들이 증시유입을 위해 실탄을 쌓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수가 조정이 이뤄질 경우 매수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5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잔액은 68조4744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22일(68조3082억원) 대비 1658억원이 증가했다. 지난 1월 12일 74조원을 정점으로 지난 21일 67조원까지 내려가며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한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 22일부터 재차 자금이 유입되며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지난 26일 코스피가 3132.67까지 밀리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개인들은 4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로만 따지면 지난 11일 기록한 4조4921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27일도 코스피가 약세를 나타내자 개인들은 1조원을 사들이며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코스피 하락은 미‧중 무역분쟁 확산과 중국의 긴축 등 우려감이 확대되며 외국인들의 매도물량이 유입된 게 이유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중국 인민은행이 이틀 연속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중국의 시보금리가 24bp 급등하는 등 중국발 악재가 증시에 영향을 줬다”며 “미‧중 갈등과 중국의 긴축 이슈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문제지만 그동안 상승에 따른 차익 욕구를 강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조정은 단기적인 것으로 투자환경은 여전히 좋다는 데에 입을 모은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하락에 대해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라 판단된다”며 “1월 중순의 낙폭을 넘어서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 또한 “단기과열에 따른 가격부담이 나올 수 있는 시점에서 여전한 코로나19의 확산과 미국 부양책 난항, 1월 FOMC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경계감을 높였다”며 “개인투자자들은 4조2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유동성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줬고, 경제성장률 및 기업들의 이익추정치 역시 상향 조정됐다. 주식을 하기엔 아직도 좋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또 장중이지만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 개인들의 유동성 유입으로 코스닥 지수는 20여년 만에 장중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 그만큼 중소형주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얘기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분기 이후 상대적으로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반도체 등 IT와 미디어 업종의 강세로 인해 코스닥 지수의 네 자릿수 안착 시도는 지속될 전망이다. 금리 방향성이 상승 쪽으로 뚜렷하게 전환되기 전까지 코스닥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