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후 자가격리 중이던 일본 30대 여성이 처지를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15일 도쿄의 한 맨션(아파트)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인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성은 직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남편을 통해 코로나19에 전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검사결과 이들의 딸로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 여성은 남편에게 "내가 딸에게 옮긴 것 같다"고 괴로운 심정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에서는 "나로 인해 주위에 폐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고 적힌 메모지가 발견됐다.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한 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한 작년 한해 동안 일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2만919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3.7%(750명) 늘었다.
일본의 연간 자살자 수가 전년과 비교해 증가한 것은 세계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일본 언론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상황의 악화와 가정환경의 변화가 지난해 자살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일본에서는 유명인들이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나 열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일본 대표 여배우 다케우치 유코는 지난해 9월 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다케우치 유코는 드라마 '런치의 여왕',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인기 배우다.
다케우치 유코 사망 일주일 전에는 원로배우 후지키 다카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80대 고령이었던 후지키 다카시는 코로나 사태로 일자리가 줄어들어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던 여성 프로레슬러 기무라 하나가 생을 마감했다. 7월에는 인기 배우 미우라 하루마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