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이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학대 피해 어린이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 깊이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청장은 6일 오후 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양천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숨진 정인양 명복을 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청장은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 경찰 최고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휘 책임을 물어 오늘 서울양천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으며, 다른 사건 관계자들도 진상조사를 벌여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양천서장 후임으론 여성청소년 분야에 정통한 서울경찰청 총경을 선임했다.
재발 방지책도 내놨다. 사회적 약자와 관련한 사건은 경찰서장에게 즉시 보고하고, 지휘관이 직접 관장할 방침이다. 반복 신고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모니터링하는 체계도 갖춘다. 학대 혐의자 정신·알코올중독 병력과 피해 아동 과거 진료기록 확인에도 나선다.
김 청장은 "경찰청에 아동학대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시·도 자치경찰 간 협력체계를 공고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국수본을 중심으로 경찰청 관련 기능이 모두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발 방지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앞으로 사회적 약자 보호에 한 치 소홀함이 없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2019년 6월 태어난 정인이는 생후 7개월인 지난해 1월 장모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같은 해 3월부터 학대에 시달린 정인이는 생후 16개월이던 지난해 10월 13일 세상을 떠났다.
이런 사실이 지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방송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었고, 4일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동학대 방조한 양천경찰서장과 담당 경찰관 파면을 요구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게시 하루 만에 정부 답변 요건인 20만명 이상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