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국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있고,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 검사와 예찰을 강화해 조기에 발생 농가를 발견하는 등 농장 간 전파를 막기 위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8일 전북 정읍시 소재 육용오리 농장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왔다. 지난달 26일 올해 첫 가금농장 내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던 곳도 정읍의 한 육용오리 농장이었다. 이로써 28일 기준 국내 가금농장 29곳과 체험농원 1곳 등 총 30곳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나왔다.
29일에도 경기 평택의 산란계 농장과 고양의 관상조류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신고가 들어와 확진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발생 농장 사이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은 데는 AI 관련 검사와 예찰을 강화해 조기에 발생 농가를 발견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발생 농장 반경 3㎞ 내 가금을 빠르게 예방적 살처분한 것도 인근 농장으로의 확진 사례를 막는 데 기여했다.
전날 정읍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발생 후 반경 3㎞ 내 4개 농장 12만 마리의 가금을 예방적 살처분하기로 했다. 또 반경 10㎞ 내 16개 가금농장 102만 마리는 30일간 이동을 제한하고 AI 일제검사를 했다. 정읍의 모든 가금농장은 7일간 이동을 제한했다.
특히, 이달 넷째 주에만 9건의 고병원성 AI가 잇달아 발생하자 중수본은 지난 27일 0시부터 24시간 전국 가금농장과 관련 축산시설의 가축·종사자·차량 등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전국 단위 일시 이동중지 명령은 첫 사례가 발생한 지난달 26일 이후 두 번째다.
중수본은 최근 전국의 산발적인 AI 발생은 철새로 인해 전국에 퍼져있는 오염원이 개별 농가의 방역 허점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발생 농장의 현장 점검 결과 농가가 소독·방역시설을 갖추지 않고, 방역 수칙도 지키지 않은 사례가 꾸준히 적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수본은 현재 전국 1000여대 차량을 동원해 농장과 철새도래지를 집중 소독하고 있다. 오염원 제거·격리를 비롯, 농장 간 전파 차단 방역도 강화했다. 또, 방역이 농장에서부터 이뤄질 수 있도록 소독·방역 조치를 안내했고, 위반 사항에 대해 행정명령을 내렸다.
김현수 AI 중수본부장(농식품부 장관)은 "가금농장 관계자들은 농장으로 오염원이 유입되지 않도록 농장 내·외부를 매일 소독하고, 축사 출입시 장화 갈아신기·손소독·환복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달라"며 "철새가 서식하는 저수지·하천과 텃밭 등 농경지의 출입을 하지 말아줄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