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업계, 3단계 생필품 허용으로 한숨 돌렸지만…"신년 기획 전략 막막"

2020-12-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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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진입 시에도 전면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

아직 생필품 기준 모호…선제적 신년 기획 수립도 사실상 불가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유행이 거세지면서 전반적으로 유통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일단 대형마트 업계는 한숨 돌리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정부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3단계로 격상한다 해도 대형마트의 생활필수품(생필품) 및 식료품 판매 허용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형마트는 3단계 진입 시에도 전면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전면 폐점이 확실시되는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 등에 비하면 사정이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이는 발등의 불을 끈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형 마트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생필품과 식료품을 제외한 대형마트 입점 화장품 및 의류 매장 등은 폐점이 불가피한 탓이다.

게다가 정부의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아, 새해맞이 특가전 등을 비롯한 신년 행사 기획을 선제적으로 수립할 수 없는 점도 실질적인 타격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22일 이마트 관계자는 "3단계 시행에도 생필품 구매 허용에 대한 가닥이 잡힌 점은 다행이라 생각한다"면서도 "문제는 생필품의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다. 정부와 마트, 수요층이 보는 생필품의 기준이 모두 다르다. 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야 차후 정확한 판매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코로나 문제로 집에서 음식을 하는 손님들이 많은 만큼 식료품이나 가정간편식(HMR) 등 판매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를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3단계 시 아예 셧다운 되는 백화점 등 채널보다는 사정이 나을 수 있겠지만,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고 있고 영업 시간 제한도 걸려 방문객의 감소는 불가피하다. 평소 대비 타격을 입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생필품 판매 허용 방침이 전해지면서 우려됐던 사재기 현상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앞으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달 19~20일 매출은 의무 휴업일이 없던 2주 전 같은 기간 대비 13.8%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상온밥죽(28.5%), 라면(22.4%), 휴지(18.9%), 생수(15.4%) 등 생필품 매출이 평소보다 증가하긴 했지만, 사재기로 간주될 정도의 수치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 마트 업계 관계자는 "일단 3단계 격상 시에도 생필품 판매가 허용돼, 수급 문제는 크게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점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커머스 등 대체 채널도 많아 앞으로도 사재기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정확한 수급 동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곧 내년 초는 물론 1분기 판매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는 데 있어서도 애로사항으로 작용한다"며 "대략적인 플랜이 없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고객이 밀집하면 방역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렇다고 고객이 오지 않으면 매출에 타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과 교수는 "마트 업계는 3단계 시행에도 생필품 판매로 다른 오프라인 채널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라 할 수 있지만, 마트 역시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일단 거리두기 단계 상향 여부에 상관없이 생필품, 식료품 마케팅에 집중해야 하며, 집단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실시하는 등 여러모로 방어적인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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