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현대오토에버를 중심으로 한 현대오트론·현대엠엔소프트 3사의 합병이 힘을 얻게 됐다. 신용평가사들이 합병 이후 탄생하는 법인의 사업안정성과 재무안정성을 높게 평가한 덕분이다. 이번 합병은 현대오트론의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러나 현대엠엔소프트와의 합병 비율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오트론·현대엠엔소프트 3사의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오토에버 등 3사는 현재 계열사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등이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3사의 전문 분야인 ‘차량용 소프트웨어’ 사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향후 사업 안정성이 긍정적”이라는 평가의 근거가 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차량용 IT서비스·스마트시티·디지털플랫폼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오트론과 현대엠엔소프트도 네비게이션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합병 후 재무안정성이 높아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오트론의 경우 현재 차입금 의존도가 68.6%·부채비율이 732.7%로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합병 후 합병법인의 차입금의존도는 14.4%·부채비율은 93.3%로 크게 낮아진다.
3사의 합병이 긍정적인 평가를 얻으면서, 현대오트론의 신용등급도 한 단계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오트론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상향검토’로 변경했다. 합병 후 재무 상태 개선과 그룹 내 지위 상승을 고려한 조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상향검토 사유에 대해 “향후 실적기반 확대 등으로 성장성이 커지고, 안정적 이익 창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들의 지지로 현대오토에버를 중심으로 한 3사의 합병이 탄력을 받게 됐다. 하지만 현대엠엔소프트 합병 비율 논란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대엠엔소프트 소액주주들은 현재 1:0.96으로 결정된 현대오토에버와의 합병 비율이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엠엔소프트가 비상장사이기에 시장가치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합병 후 현대엠엔소프트의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오히려 증가한다는 점도 논란이 된다.
현재 37.1%인 현대엠엔소프트의 부채비율은 합병 후 56.2% 증가한다. 0%던 차입금 의존도도 14.4%로 늘어난다. 반면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오트론의 부채비율은 개선된다.
이에 대해 현대오토에버 측은 “합병 비율은 외부 기관의 공정한 평가로 산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토에버 등 3개 회사는 2021년 2월 2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건을 승인받은 뒤 같은 해 4월 1일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사의 이번 평가로 3사 합병의 정당성이 크게 높아졌다. 다만 소통을 강조한 현대차그룹의 이미지를 위해서는 엠엔소프트 문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