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건, 외교부 방문으로 방한일정 시작...최종건·이도훈과 면담

2020-1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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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美 국무부 부장관, 8~11일 3박 4일 방한

외교부 "9일 최종건 차관·이도훈 본부장 면담"

강경화 장관과는 방한 마지막 날인 11일 만찬

내년 1월 20일 이전 퇴임 앞두고 마지막 방한

"떠나는 분에게 친절할 만큼 한·미 동맹 소중"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9일 외교부를 방문하며 3박 4일간 방한 일정을 본격 시작한다.

전날 오후 한국에 도착한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전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하고, 한·미관계 전반 및 역내·글로벌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비건 부장관은 최 차관 초청으로 지난 7월 방한 이후 5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게 됐다.
이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진행한다. 양측은 이번 협의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협의는 내년 1월 20일 이후 미국에 차기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비건 부장관이 현직에서 물러날 예정인 만큼 구체 현안 논의보다는 그간의 협의 과정을 돌이켜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페어월(Farewell·고별)' 성격이 짙은 셈이다.

이에 정부는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 계기에 그동안 노고에 사의를 표하는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도록 원활한 업무 인수인계를 당부할 전망이다.

비건 부장관과 이 본부장은 이날 만찬도 함께한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 2018년 8월 대북특별대표에 임명된 이래 줄곧 카운터파트(대화상대방)로 대해왔던 이 본부장과 개인적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부장관은 11일까지로 예정된 방한 기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및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등과도 따로 면담하거나 식사를 함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0일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의 조찬 이후 오후 2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공개강연도 진행한다.

방한 마지막 날인 11일엔 한국을 방문 중인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한반도특사, 이 본부장과 오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슈테트 특사는 그간 북·미 협상 진전을 위한 촉진자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장에서도 목격된 바 있다.

외교부는 고별인사를 건네러 한국을 찾은 비건 부장관을 위해 3일 연속 만찬을 열 계획이다.

이 본부장 만찬 이외에도 10일에는 최 차관이 종로구에 위치한 비건 부장관의 단골식당을 통째로 빌려 그의 이른바 '최애음식(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닭한마리를 대접하기로 했다. 비건 부장관은 그간 한국을 찾을 때마다 해당 식당에 들러 닭한마리를 먹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모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는 방한 마지막 날인 11일 만찬을 할 예정이다. 강 장관은 이번 만찬을 통해 비건 부장관을 포함한 미국 대표단을 모두 초청, 그간의 노고에 격려를 전할 예정이다.

강 장관은 또 이 자리에서 그간 비건 부장관 등 미측이 한·미관계 발전 및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노력해 준 것을 평가하는 한편, 앞으로도 미측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앞서 비건 부장관은 지난 8일 오후 4시 15분경 전용기를 타고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도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왜 이렇게 장관까지 나서서 잘해주냐'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미 동맹은 떠나는 분에게까지 친절하게 대해줄 만큼 소중하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강 장관 만찬 일정을 끝으로 12일 오전 일찍 출국할 계획이다.
 
포드자동차의 국제담당 부회장 출신인 비건 부장관은 그간 대북특별대표로서 미국 내 대북정책을 총괄해왔다.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서의 대북 정책 수행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엔 국무부 부장관까지 올랐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북특별대표 직함을 내려놓지 않아 북·미 대화에 쏟는 열의가 남다른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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