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전속 설계사 자사 GA로 이동…제판 분리 추진

2020-12-0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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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조직 분리…상품개발·서비스 고도화 추진

일각에선 1200%룰·고용보험 의무화 꼼수 지적도

미래에셋생명이 전속설계사를 자회사형 법인대리점(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제판(製販, 제조와 판매) 분리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이번 제판 분리에 대해 보험업계는 미국과 유럽 등 보험 선진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에 맞추기 위함으로 풀이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시행되는 설계사 모집수수료 '1200%룰'과 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 등으로 설계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은 1일 채널혁신추진단을 출범해 내년 3월까지 전속 설계사 3300여명을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킨다고 밝혔다.

설계사들을 관리하던 지점장들 또한 법인대리점으로 함께 이동한다. 미래에셋생명 지점장은 사업가형(개인사업자)으로 본사 소속 직원은 아니다.
채널혁신추진단은 전속설계사와 지점장들의 이동에 앞서 수당구조와 업무 시스템을 정비하고, 설명회 등을 통해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는 등 내부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제판분리 후에는 신상품 출시와 교육, 시스템 정비 등 빠른 안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제판분리는 보험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 상품을 구매할 때 여러 회사의 상품을 비교 분석해서 자기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혁신상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 자산운용에 집중하고 판매채널 회사는 마케팅 인프라를 집적해 종합금융상품 판매회사로 도약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제판분리를 발판으로 서비스 중심의 미래형 생보사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디지털화 등 급격한 환경변화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전속채널 중심의 운영을 통해서는 상품 경쟁력이나 다양성 확보에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다양한 보험회사의 상품들을 비교해 판매할 수 있는 GA 채널로 판매주도권이 전환되는 흐름에 대응해 2014년 설립한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판매채널을 재편하고, 성장동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도입 예정인 설계사 모집수수료 '1200%룰'과 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 등으로 보험사가 소속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1200%룰이란 보험설계사의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 납입보험료의 120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1200%룰'을 보험사 소속 설계사에게 모두 적용하지만, GA 소속 설계사에게는 '권고'란 여지를 남겨뒀다. 당분간 GA 소속 설계사에게는 1200%룰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내년 7월 시행 예정인 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는 설계사의 고용보험이 의무화될 경우 연간 900억원의 부담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의 이번 제판 분리는 사실상 1200%룰을 비켜가려는 꼼수로 보인다"며 "1200%룰을 적용받을 경우 기존 전속설계사의 GA 이탈이 가속화되고 이로 인한 매출 하락이 우려되자, 전속 설계사를 묶어두기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판 분리의 가장 큰 장점은 설계조직 운영 등 판매 분야의 비용을 절감해 상품과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것인데, 자회사 GA로 이동시키면 결국 설계조직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과 유럽의 제판 분리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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