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열지 못했던 연도대상 시상식을 잇따라 개최해 설계사 사기 진작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들은 행사 비용만으로 수억 원이 들지만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행사 자체를 해외에서 개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창사 이래 최초로 연도대상 행사를 해외에서 열었다. 자회사 GA(보험대리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내 우수 영업실적을 기록한 설계사 752명과 함께 일본 홋카이도에서 관련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수상자들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설계사 1만9000여 명 중 상위 약 4%에 해당한다. 선정된 설계사들의 지난해 연간 평균 신계약 건수는 70.9건으로 매주 1건이 넘는 신계약을 체결했으며 월평균 급여는 2000만원대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 매물로 나와 있는 KDB생명도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연도대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수상자는 물론 해당 가족들까지 초청했다.
보험권은 코로나 이전 설계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3일 이상 해외여행을 지원하기도 했는데 올해부터 관련 행사를 아예 해외에서 개최하면서 시상식과 현지 여행을 겸할 수 있게 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국내에서 연도대상 시상식을 개최한 뒤 해외여행을 부상으로 제공하는 사례가 늘었다. 한화손해보험도 동남아 여행 일정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최고 실적 기록자에 대한 시상금만 수천만 원에 달하며 그 외 수상자 시상금과 해외 이동비용 등 부수비용까지 10억원 안팎이 들어가지만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용이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다.
특히 올해부터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 제도 아래에선 계약유지율이 낮아지면 장래이익(CSM·계약서비스마진)이 떨어져 수익성이 감소하는 만큼 설계사 관리에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다. 설계사들이 타 회사로 이동 시 기존 보험 유지·관리가 미흡해질 수밖에 없고 본인이 기존에 성사시킨 계약을 함께 가지고 가는 사례도 많다. 이전 회사에서 가입시켰던 상품에 대해 해지를 유도하고 이직한 회사의 유리한 상품으로 신계약 변경을 하는 방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3월차 설계사 평균 정착률이 40~50%대를 보이고 있고 여기에 최근 보험사 제판(제조+판매) 분리 움직임에 따른 GA 영업이 활발해지면서 설계사 정착률이 더 낮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새 보상체계 마련 등 설계사 충성도를 제고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