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관심이 한국으로 쏠리는 가운데, 한국의 상징적인 랜드마크 상당수를 보유한 서울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에 서울의 랜드마크를 대표하는 건축물 50선을 조명해본다.
바로 지난 2004년 준공된 이후 인사동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은 쌈지길이다. 쌈지길은 코로나19 발생 전까지만 해도 일평균 1만명, 월평균 30만명이 방문하는 서울의 가장 대표적인 장소다.
쌈지길의 특징은 건축물의 외형을 제대로 파악해내기가 힘들 정도로 건물이 아닌 길처럼 보이는 형태다. 건물 한가운데 위치한 마당을 중심으로 비스듬히 감겨 올라가는 길이 1층의 '첫 오름길'에서부터 4층 '네 오름길'까지 건물의 전층을 잇는다.
이 구조는 건물을 통념적인 '층' 개념이 아니라 '길'의 개념으로 새롭게 확장했다는 점에서 독창성을 띤다. 쌈지길을 설계한 최문규 교수는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길을 찾아 인사동에 온다는 점을 착안, 인사동의 수평적인 골목길을 쌈지길 내부의 수직적 길로 연장하는 데 의미를 뒀다고 알려졌다.
최 교수는 쌈지길에 대해 "이름 그대로 건물이기보다는 길"이라면서 "거의 옛 모습을 상실한 한옥을 감상하기보다는 이제 서울에 얼마 남아있지 않는 작은 골목들과 그 주변에 오밀조밀 배치된 가게들을 천천히 걷는 것이 인사동을 살아 있게 한다. 인사동 쌈지길은 건물이기 보다 길이고 그 길은 무엇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건물 내부를 보면 500m의 완만한 경사길이 건물의 1층부터 4층까지 비스듬하게 이어주고 있다. 경사길에는 전통공예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파는 소규모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건물 중앙에는 지붕 대신 미음(ㅁ)자 형 마당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구조로 인해 인사동 골목길을 걷던 방문객들은 자연스럽게 건물 내부로 들어오게 된다. 쌈지길의 아기자기한 가게를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옥상의 하늘정원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하늘정원에서는 인사동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스타벅스, 미샤,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
인사동 문화의 거리를 걷다 보면 정겨운 한글 간판들이 눈에 띈다. 어느 곳에서 볼 수 있는 외국계 프랜차이즈들도 정직한 우리 말을 쓴 간판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사동에서만 자사의 간판을 한글로 부착했다. 이런 풍경들은 인사동만의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인사동 문화의 거리는 한국적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으로, 고미술품 상점, 화랑(갤러리), 전통 찻집, 토속음식점 등이 밀집해있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서울의 대표 거리 중 하나로, 외국인들의 서울 관광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이 도로가 지나가는 인사동을 따 이름을 지은 이 길은 조선시대부터 여러 관아가 있는 곳이었다. 태조 때부터 충훈부, 도화서가 인사동에 있었다. 인사동은 관가이면서 동시에 양반들의 저택이 밀집한 거주지였다. 이율곡, 이완 장군, 조광조 등도 이곳에서 살았다.
1910년 일제강점기를 기점으로 형성된 골동품 상점들은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 초까지 성시를 이루다가 장안동으로 터를 이전했다. 남은 자리에는 미술 관련 상점들과 전시장 등이 생겨나며 지금의 '문화의 거리'를 형성했다.
이후 1987년에 인사전통문화보존회가 창립됐다. 정부에서도 문화거리를 양성하기 위해 1988년 인사동을 ‘전통문화의 거리’로 지정하고, 2002년 한국 제1호 문화지구로 지정하면서 인사동은 전통문화거리의 상징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