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자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거리두기 2단계로 인해 영업제한이 현실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밤 영업을 하지 못했던 지난 9월의 악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는 24일 0시부터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자 연말 대목을 기대하던 사장(사업주)들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당구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후 9시 이후 운영할 수 없는 조치를 두고 사업적 특성을 고려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글쓴이는 "대게 식당은 오후 9시면 영업을 마치지만, 당구장은 그때부터가 시작"이라며 "(이들과) 같은 규제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게 아닌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2단계 격상 소식에 실망감을 내비쳤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부진했던 매출을 연말 송년 모임 수요로 만회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이블 간 1미터 거리두기로 받을 수 있는 손님이 적어지고, 영업시간도 줄자 매출 감소를 크게 우려했다.
회원 수가 7만 명인 호프집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제 조금 매출이 오를 기미가 보이는데 2단계로 격상돼 화가 난다" "(연말 대목을 대비해) 재료 다 사놓았는데 갑작스럽게 2단계를 올리면 어쩌라는 거냐"며 갑작스러운 거리두기 상향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중점관리시설 9종 가운데 클럽과 룸살롱을 비롯한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은 1.5단계에선 이용 인원을 시설 면적 4㎡(약 1.21평)당 1명으로 제한하지만, 2단계에선 아예 영업이 중단된다.
노래방도 마찬가지다.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막히면서 사실상 연말 특수를 놓치게 됐다. 한 노래방 점주는 온라인에 "우리는 손님이 오후 9시 이후 다 오는 편인데, 영업정지와 같은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점주는 "건물주에게 월세 주려고 장사하는 것도 아닌데 이번에도 내 인건비는 없게 됐다. 머리만 아프다"고 글을 썼다.
한편 정부가 내수 경기 살리기 차원에서 운영 중인 8대 소비쿠폰도 잠정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쿠폰이 개인 이동과 대인 접촉을 늘릴 수 있는 만큼 중단하는 편이 타당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쿠폰 시행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농림부 등 관계부처가 소비쿠폰 정책의 지속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