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은·한초원·구정모 투표조작 탓 데뷔조 불발…제작진 2심도 실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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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영 PD 징역 2년·김용범 CP 징역 1년 8개월 선고

정준영 부장판사, 조작 피해자 12명 명단 공개

"유리하게 조작된 참가자도 피해자" 공개 안해

'프로듀스48' 출연 당시 이가은.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가은·한초원·구정모·이진혁 등 엠넷(Mnet)이 만든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투표 조작으로 떨어진 연습생 12명 실명이 공개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CJ E&M 엠넷 안준영 PD와 김용범 총괄프로듀서(CP) 등 8명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안 PD와 김 CP에게 1심과 동일한 형을 내렸다. 안 PD는 징역 2년에 추징금 3700여만원 명령을 내렸다. 김 CP에겐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보조 PD 이모씨에겐 1000만원, 기획사 임직원 2명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원, 다른 임직원 3명에게는 벌금 700만원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순위 조작 피해를 본 연습생 실명을 거론하며, 안 PD 등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회복적 사법'을 강조했다.

정준영 부장판사는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본 연습생 구제가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피해 배상은 순위 조작 탈락생이 누구인지 밝혀져야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2019년 '프로듀스 101' 출연 당시 구정모.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재판부에 따르면 2016년 프로듀스 시즌1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김수현·서혜림이 탈락했다. 2017년 시즌2 1차 투표에선 성현우, 4차 땐 강동호가 피해를 봤다.

한국과 일본 여자 아이돌 연습생이 경쟁한 2018년 시즌3에선 투표 결과 조작으로 데뷔조 구성이 달라졌다. 4차 투표 결과를 바꿔치기해 원래 최종 5위였던 이가은과 6위인 한초원이 데뷔 멤버에 속하지 못했다.

2019년 시즌4에선 1차 땐 앙자르디 디모데, 3차에선 김국헌·이진우가 피해를 입었다. 데뷔 멤버를 뽑는 4차에선 원래 6위였던 구정모와 7위 이진혁, 8위 금동현이 투표 조작으로 떨어졌다.

재판부는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 부장판사는 "이들 역시 또 다른 피해자"라며 "조작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빌미로 연예기획사에 예속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PD 등은 본인들 성공과 데뷔자 선정 목적·진정성을 바꿔 억울하게 탈락한 연습생을 평생 트라우마에 살게 하고, 시청자에겐 방송에 극도로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며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던 프로그램에서 모두가 참담한 패자가 됐다"라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투표 때 시청자 1명이 동일한 전화번호로 1회 이상 중복 투표한 혐의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제작진 측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안 PD 등은 '프로듀스 101' 프로듀스 시리즈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연습생에게 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서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원 상당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있다.

엠넷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희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 연습생과 가족들께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사과했다.

피해 보상도 약속했다. 엠넷은 "자체 파악한 피해 연습생들에 대한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일부는 논의를 마쳤다"면서 "이날 재판에서 공개된 모든 피해자에게 끝까지 책임지고 보상을 완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11월 5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안준영 엠넷 PD.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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