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매년 품절 대란을 빚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새해 다이어리' 증정 행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다이어리 조기 품절 사태에도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행사에 참여해 쿠폰을 모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가 이번 달 30일까지 진행하기로 한 다이어리 이벤트가 수량 조기 소진으로 마감됐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12일 홈페이지에 "금일 이벤트에 준비된 경품 소량이 전량 소진되어 이벤트를 조기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벤트를 시작한 지 약 열흘 만이다.
소비자들은 "다른 커피숍에 가지 않고 하루 한 잔씩 프리퀀시를 모았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면서 "아무리 선착순이라도 진행 기간에 맞게 수량을 더 준비해 뒀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정 숫자 이상의 제조음료를 마시고 이를 적립하면 이듬해 다이어리와 교환할 수 있는 프리퀀시 행사는 연말 커피전문점 필수 마케팅으로 자리잡았다. 매년 충성고객과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뛰어드는 업체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음료 적립 방식으로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를 펼치고 있는 커피전문점은 스타벅스·할리스커피·이디야·투썸플레이스·탐앤탐스·공차 등이다. 그러나 스타벅스와 할리스커피를 제외한 업체는 상품이 품절돼도 별도의 교환권 등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1~2달 동안 커피 프랜차이즈 한 곳을 방문해 왔던 고객들이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프리퀀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보통 일반 음료보다 가격이 더 비싼 신제품 음료 2~3잔을 포함한 음료 10잔 이상을 마셔야 한다. 이디야의 경우 미션 음료 4잔을 포함해 총 15잔의 제조음료를 구매해야 프리퀀시를 완성할 수 있다. 아메리카노 11잔과 미션 음료 중 가장 저렴한 아인슈페너(3700원) 4잔으로 계산할 경우 50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 2004년부터 플래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해 온 스타벅스는 상품이 품절됐을 경우 완성된 e-프리퀀시를 무료 음료쿠폰 2장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연말까지 전국적인 재고 소진 시 레귤러 사이즈 제조 음료 한 잔과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음료 쿠폰 2잔을 제공한다. 반면 대다수 커피전문점들은 상품이 품절되어도 별도로 교환할 수 있는 상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이를 직영점과 가맹점의 차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17년째 플래너 증정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어 준비 물량이 많다"면서 "100% 직영점이기 때문에 상품 소진시 본사 차원에서 커피 교환권 등을 추가 증정하는 일도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부분의 커피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한다. 각 지점 점주가 발주하는 수량만큼만 다이어리를 제공하고 있고, 이때문에 품절이 되어도 음료 교환권 증정 등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투명한 재고 확인을 주문하자 할리스커피는 올해 처음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장별 재고 수량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프리퀀시는 단골 고객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미로 시작한 것"이라면서 "프리퀀시를 모은 고객들이 다이어리로 교환할 수 없다면 진정한 고객 만족 제도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희소성을 강조해 수량을 제한하는 것은 마케팅 수단이지만 고객이 상품을 좀더 편안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투명한 재고 확인을 주문하자 할리스커피는 올해 처음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장별 재고 수량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