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거리두기 1.5단계 상향 기준이 턱밑까지 올라왔다.
정부는 수도권과 강원권에 예비경보를 내리면서 거리두기 단계 상향을 검토하고, 군 당국은 이미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해 수도권과 강원도 지역의 부대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감염 확산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일 평균(11월 10일~16일) 99.4명을 기록, 거리두기의 1.5단계 상향 기준인 100명에 근접하게 됐다.
특히 서울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85명이 감염된 데 이어 이틀 연속 80명 이상 늘었다. 헬스장, 사우나, 콜센터 등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소규모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확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실제 단계 상향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현재 거리두기 1.5단계 상향에 대해 중앙정부와 함께 검토 중”이라고 했다.
군 당국도 방역에 고삐를 조였다. 최근 국방부 직속 부대(국직부대)와 충남 서산 공군부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으며, 이날 오전 10시 기준 강원도 인제의 국직부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추가로 나오면서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오는 17일부터 29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지역 부대에서 거리두기 1.5단계를 시행한다. 이 기간에는 행사·방문·출장·회의를 최소화해야 하고, 유흥시설 방문은 금지한다. 또한 강원지역에선 간부 외출, 회식·사적 모임을 자제하도록 2단계 지침을 적용한다.
방역당국은 향후 2~4주 후에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지금보다 2배 가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거리두기 준수를 호소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재생산지수(감염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는 1.12로, 1.1이 넘은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전문가) 분들은 2주나 4주 후 300~400명 가까이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단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거나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는 노력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도 몇십만명이 밀집하는 수능을 앞두고 하루빨리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확진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당장 1.5단계로 격상해도 내일부터 확진자 수가 줄진 않는다. 효과는 1~2주 후에나 나오는데 수능 당일 학생 50만명이 밀집된 장소에 몰리는 만큼 선제적인 거리두기 격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서울은) 늦어도 목요일 안에는 1.5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방역당국이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때 고려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는 ‘최근 일주일간 지역발생 확진자 수’다. 100명 미만이면 1단계, 이를 넘어서면 1.5단계로 상향이 가능하다. 앞서 정부는 전날(1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수도권과 강원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예비경보를 내렸다. 예비경보는 권역별, 시도별로 확진자 수가 늘어날 경우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기 전 경고성으로 발령하는 경보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