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 영향으로 사망자 수가 4년 만에 줄었지만 자살률은 2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35만2511명으로 전년보다 5.5%(2만428명) 감소했다. 사망자 수가 줄어든 것은 2019년(-1.2%)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 엔데믹의 영향으로 사망자 수가 줄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7442명으로 전년보다 2만3838명(-76.2%) 급감했다. 사망 원인 순위에서도 코로나19는 2022년 3위에서 지난해 10위로 하락했다.
반면 고의적 자해(자살) 사망자 수는 1만3978명으로 전년보다 8.3%(1072명)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인 자살률은 27.3명으로 8.5%(2.2명) 상승했다. 자살률이 올라간 것은 2021년(1.2%) 이후 2년 만이다.
통계청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에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부분이 지속된 점과 정신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상대적인 박탈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대별 자살 사망자 수는 60대(13.6%), 50대(12.1%), 10대(10.4%) 등에서 높아졌다. 10대와 20대, 30대에서 사망 원인 1순위는 자살이었다. 성별로는 남자(38.3명)가 여자(16.5명)보다 2.3배 높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우리나라가 24.8명으로 전 세계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은 10.7명이었다.
지난해 사망 원인 1위는 악성신생물(암)이었다. 암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3년 이후 줄곧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암에 의한 사망자 수인 암 사망률은 166.7명으로 전년보다 2.5%(4.1명) 증가했다.
암 사망률은 폐암(36.5명), 간암(19.8명), 대장암(18.3명), 췌장암(15.0명), 위암(14.1명) 순으로 높았다. 전년 대비로는 전립선암(9.1%), 자궁암(8.4%), 백혈병(6.5%) 등의 사망률이 상승했다. 반면 유방암(-0.8%), 간암(-0.5%), 식도암(-0.2%) 등의 사망률은 하락했다.
암은 1∼9세와 40대 이상에서 사망 원인 1위였다. 40대에서는 유방암(4.8명), 50대에서는 간암(16.4명) 사망률이 가장 높았으며, 60대 이상에서는 폐암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암 다음으로는 심장 질환(64.8명), 폐렴(57.5명), 뇌혈관 질환(47.3명), 자살(27.3명) 순으로 사망률이 높았다. 암 이외에 전년 대비 사망률이 증가한 원인은 패혈증(13.0%), 폐렴(10.4%), 만성 하기도 질환(5.1%) 등이었다.
교통사고와 같은 운수사고(-5.1%), 뇌혈관질환(-4.6%), 알츠하이머병(-4.2%) 등은 사망률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