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22)가 아시아인 최초 우승의 기회는 놓쳤지만, 최고 성적을 갈아 치웠다. 우승은 더스틴 존슨(미국)으로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했다. 이 성적은 대회 역사상 최저타 기록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 대회이자, '명인 열전'이라 불리는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이하 마스터스, 총상금 1150만 달러·약 128억525만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가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위치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75야드)에서 열렸다.
이른 아침 타이거 우즈(미국)가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습도가 93%였다. 임성재, 존슨, 애브라함 앤서(멕시코)가 속한 챔피언 조가 출발할 때는 63%까지 내려왔다.
아웃코스로 출발한 임성재는 2번홀(파5)과 3번홀(파4) 두 홀 연속 버디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선두였던 존슨은 상대적으로 흔들렸다.
6번홀(파3)과 7번홀(파4)에서는 긴장했던 탓인지 주 무기였던 쇼트게임이 말을 듣지 않았다. 6번홀에서는 짧은 퍼트를 놓쳤고, 7번홀에서는 벙커 샷을 실수했다. 그러나 심기일전했다. 이어진 8번홀(파5) 중간 거리 퍼트를 떨구며 1타를 만회했다.
전반에서 1타를 줄인 임성재는 10번홀(파4)부터 12번홀(파3)까지 3홀 연속 파를 기록했다. 아이언 샷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린에는 올랐으나, 깃대와 먼 거리에 공이 떨어지면서 긴 거리 퍼트가 남았다. 후반 첫 버디는 아멘 코너 마지막 홀인 13번홀(파5)에서 나왔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날린 공은 갈색 러프로 들어갔다. 레이업에 이어 깃대를 정조준했다. 그린에 오른 공은 부드럽게 구르며 홀 방향으로 향했다. 짧은 퍼트가 남았다. 버디.
임성재는 15번홀(파5) 두 번째 샷이 그린 넘어 해저드로 향했지만, 직전에 멈췄다.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상황. 침착한 어프로치로 버디를 잡았다. 이후 그는16번홀(파3)부터 18번홀(파4)까지 파를 기록하며 대회를 마쳤다. 마지막 스코어 카드에는 3언더파를 적어냈다.
임성재는 이날 티잉 그라운드에서 평균 277야드(253m)를 날렸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93%(13/14)로 완벽에 가까웠지만, 그린 적중률은 56%(10/18)에 그쳤다. 평균 퍼트 수는 나흘 중 가장 적은 1.33개였다.
결국, 임성재는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첫날 4위, 둘째 날 6위에 이어 셋째 날과 마지막 날 2위를 유지했다. 아시아인 최초 그린 재킷(우승자 부상)에는 실패했지만, 최경주(50)가 2004년 세운 이 대회 아시아인 최고 성적(3위)을 경신했다.
우승자는 존슨이다. 와이어투와이어(나흘 연속 선두)로 우승했다. 그는 이날 버디 6개, 보기 2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생애 처음 그린 재킷을 입고 마스터스 트로피를 들었다.
존슨이 기록한 20언더파는 마스터스 최저타 우승 기록이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조던 스피스(미국·2015년)와 우즈(1997년)로 18언더파 270타였다.
존슨은 이날 우승으로 PGA투어 통산 24승을 쌓았다. 메이저 대회로는 2016년 6월 US오픈 이후 두 번째다.
현재까지 메이저 대회 20언더파 우승은 세 개 대회에서 총 세 명이 기록했다. 존슨은 2015년 PGA 챔피언십 제이슨 데이(호주), 2016년 디 오픈 챔피언십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에 이어 세 번째다.
출전으로 기대를 모았던 우즈는 이날 4오버파 76타,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 공동 38위에 머물렀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시즌과 상관없이 4대 메이저 우승)을 노렸던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3언더파 69타,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5위에 그쳤다.
한국 선수 중 강성훈(33)은 3언더파 285타 공동 29위, 김시우(25)는 2언더파 286타 공동 34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