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장관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시지카 겐지(石塚健司)가 지난 2010년에 쓴 책 '도쿄지검-특수부의 붕괴:추락하는 최강 수사기관'에서 한 대목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저자는 일본 검찰의 특수수사 문제점을 고하라 노부오 교수의 말을 빌려, △조직 상부가 기획한 시나리오에 맞춰 조서를 꾸미는 상의하달형 수사 △처음부터 특정인을 악인으로 지목해놓고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악인중심형 수사 △수사를 하면서 언론에 정보를 흘려 여론을 조작하는 극장형 수사로 요약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익숙하지 않은가"라고 말한 뒤 "해방 후 최근까지 한국 검찰실무는 일본 검찰실무를 따라 배웠다"며 "한국 특수부검사들이 도쿄지검 특수부 문제점을 배워야 할 기술로 습득·전수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2009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여파로 비극이 발생한 후 검사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다고 들었다"고 운을 뗀 후 "그러나 아무 변화가 없었고, 독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검찰개혁과 조속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강조했다.
아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글 전문
이시지카 겐지(石塚健司), 『도쿄지검 특수부의 붕괴―추락하는 최강 수사기관』(2010)은 '록히드 뇌물 사건' 주임검사로 일본 전후 28대 검사총장을 역임한 요시나가 유스케(吉永祐介)의 말을 소개한다.
“수사로 세상이나 제도를 바꾸려 한다면 검찰 파쇼가 된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저자는 일본 검찰 특수수사의 문제점을 고하라 노부오 교수의 말을 빌려, 세 가지로 요약하였다. (i) 조직 상부가 기획한 시나리오에 맞추어 조서를 꾸미는 ‘상의하달형’ 수사, (ii) 처음부터 특정인을 ‘악인’으로 지목해놓고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악인중심형’ 수사, (iii) 수사를 하면서 언론에 정보를 흘려 여론을 조작하는 ‘극장형’ 수사 등.
이상 모두 익숙하지 않은가? 해방 후 최근까지 한국 검찰실무는 일본 검찰실무를 따라 배웠다. 특히 한국 특수부 검사들은 도쿄지검 특수부를 전범(典範)으로 생각했다. 이상의 문제점은 버려야 할 병폐가 아니라 배워야 할 기술로 습득되고 전수되었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의 여파로 비극이 발생한 후 검사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다고 들었다. 그러나 아무 변화가 없었다. 독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