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기를 잡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분열된 미국이 세계 경제를 이끌 수 없다고 지적하며 국제 사회 내 우영향력 확대와 이미지 개선을 꾀하는 모습이다.
◆中매체, 美 분열·혼란상 강조
5일 신화통신과 환구시보, 제일재경 등 중국 유력 매체들은 미국 대선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두 후보에 대한 선호도를 직접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 대선은 미국의 내정"이라며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대선 과정에서 미국이 분열되고 혼란에 빠진 모습을 알리는데 적극적이다.
신화통신은 "최근 미국의 정치·사회적 양극화와 경제 악화, 인종 문제 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선언 등) 논란이 커지면 혼란과 사회 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제일재경은 "양당 정치가 전례 없이 분열된 상황으로 불안과 공포가 미국 시민의 정상적인 사고를 막고 있다"며 "어떻게 한 사람(대통령)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는 한 미국 시민의 비판을 전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74세)과 바이든 후보(77세) 모두 고령이라는 점을 들어 미국 정치의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부했던 인권, 도덕성 영역의 흠집 내기에도 열을 올리는 중이다.
지난 3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 등 72개국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독립성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제재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는 도구"라며 "정의를 구현하는 자를 제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미군을 조사했다는 이유로 미국 국무부가 ICC 인사들을 제재한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중국 언론들은 "미국의 전통적 우방들까지 성명에 서명했다"며 "특정 국가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오리건주가 일부 마약과 실로시빈(환각 성분이 있는 버섯)의 의료 목적 사용을 허가하고, 애리조나주 등이 오락 목적의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한 주민 투표 결과에 대해서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이 세계 경제 회복 이끈다"
바이든 후보가 최종적으로 대통령에 취임하더라도 당분간 미국 경제 재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라 세계 경제를 돌볼 여력이 없는 탓이다.
이를 틈타 중국은 세계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시 주석은 전날 상하이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 연설에서 "중국은 흔들림 없이 개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세계와 시장 기회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세계의 시장, 함께 나누는 시장, 모두의 시장"이라며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번 수입박람회를 통해 경제 악화에 신음하는 국가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박람회 때도 80조원 이상의 구매력을 과시한 바 있다.
시 주석이 세계를 향해 러브콜을 보낼 때 중국 상무부·재정부 등 9개 부처는 공동으로 10곳의 수입무역촉진혁신시범구 설립 계획을 내놨다. 전 세계의 다양한 상품과 기술, 서비스를 적극 수입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상하이와 랴오닝성 다롄, 장쑤성 쿤산, 저장성 이우, 안후이성 허페이, 푸젠성 샤먼, 산둥성 칭다오, 광둥성 광저우, 쓰촨성 톈푸(天府)신구, 산시성 시안 등이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 밖에 시 주석은 오는 10일 화상으로 진행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때도 연설을 할 예정이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 등 기존 우방들과의 결속을 다지는 자리로 활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