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바이든] 美대선 D-데이, 관전 포인트는?

2020-11-0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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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1억'·우편투표 '6000만'...경합주별 치열한 수싸움

매직넘버 270, 언제 넘나?...이르면 대선 당일 자정 전에도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대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승리 선언' 계획 의혹으로 얼룩졌다. 본격적으로 선거를 치르기 전부터 이미 트럼프 캠프와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캠프는 복잡한 수싸움을 시작한 모양새다.

1일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당일인 3일 밤 자신이 선거에서 '앞선 듯' 보인다면 빠르게 승리를 선언하겠다는 계획을 측근들에게 알렸다는 특종을 터뜨렸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의 보도를 '거짓말'이라고 부인하긴 했지만, "선거가 끝난 이후에 투표용지를 모으는 일이 부정과 오용으로 귀결할 수 있다"면서 선거일 이후 개표 진행 방해를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 ABC에 따르면, 공화당은 선거 후 법적 공방 상황을 대비해 전국에 5만명 규모의 법조계 관련 자원봉사자, 변호사 등을 배치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다만, 문제는 향후 개표 진행 과정에서 우편투표 결과를 열지 못하게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다. 올해 코로나19 사태에서 감염 위험성에 더 민감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사전 투표 참여율이 높기 때문에, 바이든에 유리한 이들의 표를 투표함을 열기도 전에 사표로 만들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동안 자신이 선거에서 져도 재도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이제는 근거도 없이 선거일 밤 이후 투표 용지를 개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이번 선거를 훔쳐가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를 갈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출범과 함께 이와 같은 상황에 대비해 고액의 대규모 변호사 군단을 모집해놨지만, 이미 연방 대법관에 자기 사람을 3명이나 채워넣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도 사실이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사진=AP·연합뉴스]

사전투표 '1억명'...선거날 투표함 열 수 있나?
이에 따라 올해 대선은 종전과 달리 대선 당일밤이나 이튿날 새벽에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사전 우편투표자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애초에 복잡한 개표절차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사전투표 집계 사이트 '미국선거프로젝트'에 따르면, 2일 새벽 1시 24분 기준 사전투표에 참여한 미국 유권자는 94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장 조기투표와 우편투표에 각각 3404만5137명과 5996만1024명이 참여해 9400만6161명이 조기 투표를 완료한 상태다.

이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유효표(1억3753만명)의 68.35%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아직 각 주의 선거사무소로 도착하지 않은 우편투표지 역시 3138만5941표에 달해, 이를 모두 합치면 올해 사전투표자만 최대 1억2500만명을 넘는다.

미국선거프로젝트는 2일 자정까지 사전투표자가 1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3일 선거 당일의 직접 투표자는 500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별로는 캘리포니아주(1123만6035명)와 텍사스주(971만8648명), 플로리다주(870만645명)에서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다. 현재 확인되는 사전투표 유권자 성향은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이 45.5%(2100만4385명) 대 30.4%(1401만9920명) 정도다. 지지정당이 없는 경우는 23.5%(1083만2518명)였다.

일반적으로 지지정당에 따라 표를 던지는 미국 유권자들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전체 사전투표자의 4분의1이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다.

우편투표를 받는 기한도 주마다 달라 개표 속도에 주요한 변수로 꼽힌다. 미주리·앨라배마 등 28개주는 선거 당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만 인정하지만, 나머지 22개 주와 워싱턴DC는 선거 당일 이후에 도착해도 11월 3일자 소인이 찍혀있을 경우 유효표로 인정한다.

주요 경쟁 지역 중 위스콘신·미시간·뉴햄프셔·플로리다·애리조나·조지아주 등은 3일 도착분까지 인정하지만, △텍사스(4일) △펜실베이니아(6일) △아이오와(9일) △미네소타·네바다(10일) △노스캐롤라이나(12일) △오하이오(13일) △워싱턴(23일) 등은 지역별로 상이하다.

우편투표지의 배달 시점과 유효표 인정 기한과 관련해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미 10개주에서 선거에 개입한 상태다. 현재 미국 연방법원에 제기된 관련 소송은 230건이 넘는다.

다만, 끝은 정해져 있다. 미국 연방법은 오는 12월 8일까지는 모든 주의 선거 분쟁을 종료하고 선거인단을 확정해 같은 달 14일에 선거인단 투표를 하도록 기한을 정해놨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우편투표 도착 인정 기한. [그래픽=연합뉴스]

매직넘버 '270', 언제 넘을까?
미국 선거 전문 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바이든 후보가 선전하고 또 개표 역시 빠르게 진행될 경우 대선 당일인 3일 오후 11시(우리시간 4일 오후 1시)쯤이면 대선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매직넘버'인 선거인단 270명 이상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개표 진행이 예상보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당일 중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은 각각 192명과 119명의 선거인단만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3일 0시부터 뉴햄프셔주 딕스빌노치에서 시작하는 대선 투표는 이날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지역별로 마감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선의 승패는 이날 오후 9시부터 4일 새벽 6시(우리시간 4일 오전 11시~오후 8시)까지 9시간 동안의 개표 결과가 갈라왔다.

특히, 538은 3일 개표 현황에서 각 경합주들의 투표 마감시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쿡폴리티컬리포트와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각각 경합주를 플로리다·조지아·아이오와·메인·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텍사스주와 미시간·플로리다·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주로 달리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들의 투표 마감시간은 △오후 7시, 조지아주 △오후 7시 30분, 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주 △오후 8시,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메인주 △오후 9시, 위스콘신·애리조나·미시간·텍사스주 △오후 10시, 아이오와주 등이다.

매체는 이 중 이번 대선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주(선거인단 29명)와 바이든이 우세한 노스캐롤라이나(15명)와 트럼프에 유리한 오하이오주(18명)의 경우 빠른 개표로 당일 중 승패가 결정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바이든에 더 유리한 미시건(16명)과 위스콘신주(10명),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한 아이오와주(6명) 등은 최종 판정에 며칠이 더 걸릴 공산이 크다.
 

미국 대선 지역별 판세.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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