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의 '독한 입'에 맞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관심이 집중된다. 여권에서는 현실적으로 추 장관 외에는 윤 총장을 '진압'할 인물이 없는 만큼 26일로 예정된 법무부 종합국감에 세간의 시선이 쏠린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는 내일(26일) 법무부와 대법원·헌법재판소·감사원·법제처 등을 상대로 종합 국정감사를 한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단연 법무부에 대한 국감이 내일 국회일정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는 데 이견이 없다.
현행 정부조직법이나 검찰청 상 법무·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는 법무부 장관이다. 해석이 엇갈린 경우 기본적으로 장관의 해석이 '유권해석'으로 인정된다. 법무부의 외청인 대검찰청은 종합감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추 장관과 윤 총장이 같은 자리에 서지는 않는다. 정면 충돌은 일단 피하게 된 것.
앞서 지난주 이루어진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은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장관은 정치인" 등의 주장을 했다.
윤 총장은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총장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는 추 장관이 지난 7월 채널A 사건에 내린 수사지휘도 "위법·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는 페이스북 글로 윤 총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법조계에서는 '부하'라는 표현은 차치하더라도 법률적으로 검찰총장은 당연히 외청이기 때문에 하급자가 맞고 지휘감독을 받는 것도 맞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정치적 해석을 하지 않는 이상 법률적으로는 윤 총장의 주장이 들어설 여지는 없다.
이와 관련해 해당 발언은 윤 총장이 퇴임 이후 정치권으로 나서기 위해 한 포석이라는 평가도 있다. 법리적 해석이 아니라 보수야당 지지자들을 자신을 중심으로 집결시키기 위한 '정치적 발언'이라는 것. 일부 검찰 출신 법조인이나 언론에서 윤 총장의 발언을 두둔하고 나선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국정감사 말미에 윤 총장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며 사실상의 정계 진출 가능성을 비춘 것에 대해서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검찰 내부에서도 "윤 총장이 심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윤 총장을 두둔하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부하가 아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과도한 표현'이라거나 '법률가 답지 않은 정치적 표현'이라는 데 이견을 달지 못했다.
법무부에서는 국정감사장에서 추 장관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 더 우세하다. 윤 총장의 발언은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것. '지휘감독권'이나 '수사지휘권'은 이미 법률에 정해져 있고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야권이 윤 총장의 발언을 근거로 시빗거리를 삼을 경우 반격을 하는 것은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26일 법무부 종합감사장에로 쏠리는 시선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