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20년간 활약하며 한국 스포츠 외교 발전에 기여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5개월만이다.
이 회장은 학창시절부터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서울사대부속고 시절 레슬링부에 들어갔으며 2학년 때는 전국 대회에 나가 입상했다.
럭비도 즐겼다. 이 회장은 1997년 출간된 자작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를 통해 “럭비는 한번 시작하면 눈비가 와도 중지하지 않는다. 걷기도 힘든 진흙탕에서 온몸으로 부딪치고 뛴다. 오직 전진이라는 팀의 목표를 향해…”라고 적었다.
선수로 뛰었던 레슬링과의 인연은 계속됐다. 이 회장은 1982년 대한레슬링협회장을 처음 맡았고, 이후 한국 레슬링을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성장시켰다.
한국 스포츠를 세계에 알리는데에도 역할을 했다. 그는 1996년 7월 애틀랜타올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총회에서 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한국의 첫 번째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힘썼다. 그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2011년 남아공 더반 IOC 총회까지 1년 반의 기간동안 11차례, 170일간 해외 출장을 다녔다.
이 회장은 2017년 건강상의 이유로 IOC 위원직을 사퇴했고, IOC는 이 회장을 명예 위원으로 추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