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더를 찾아④] 교보증권 '연륜의 김해준'·'혁신의 박봉권' 대표 시너지 극대화

2020-10-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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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준 대표(왼쪽)와 박봉권 대표.[사진=교보증권 제공]

교보증권이 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의 경험적 리더십과 한층 젊어진 혁신의 리더십을 갖춘 두 대표를 양 날개로 달고 날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신사업 진출 추진 속도도 매섭다. 두 대표의 전문성과 역량이 최대로 발휘된 각자 대표 체제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도 호실적·수익 다변화 순항

김해준 대표와 박봉권 대표의 시너지는 수치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교보증권은 누적 영업이익 506억원과 순이익 4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목표 순이익인 800억원에 절반 이상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교보증권은 올해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2분기 큰 폭의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1분기 실적을 모두 메우고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익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2분기에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년 전보다 52%, 53%씩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 이로써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교보증권은 연간 순익 834억원으로 당초 회사 목표치인 800억원을 초과하고 역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었다. 자기자본 효율성을 평가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9.2%로 국내 대형 증권사들과 견줘도 낮지 않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익 다각화도 순항 중이다. 교보증권은 지난 2012년 교보증권의 순영업수익에서 38.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위탁매매 부문의 비중은 올 상반기(6월 말 기준) 32.9%까지 줄였고 투자은행(IB) 부문과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 비중은 같은 기간 각각 14.7%, 7.8에서 35.6%, 9.4%까지 늘렸다.
 
◆자기자본 1조원대 도약…新사업 진출 활발

교보증권은 올해 6월 자기자본을 확충해 투자여력을 확보하고 신사업 진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월 대주주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이 1조1439억 원으로 늘린 것이다. 이런 증자와 더불어 실적호조까지 더해져 재무건전성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교보증권 유동성 비율은 유상증자 전(3월 말) 105%에서 이후(6월 말) 124.8%로 늘었다. 또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도 6월 말 기준 63.4%로 금융 당국의 권고기준인 100% 이하로 확 줄였다.

덕분에 교보증권은 신용등급 상향 여건을 마련했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기본요건이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국내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교보증권의 장기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교보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기존 전략적 사업인 부동산금융,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하고 앞으로 진행될 신사업인 디지털금융 기반 벤처캐피탈(VC)사업, 해외사업 등에 투자해 외형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VC사업의 경우 최대주주인 교보생명과 연계해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주요 투자 대상은 그룹 디지털 혁신기조에 맞춰 연관성이 높은 핀테크, 정보통신기술(ICT), 헬스케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이후 경험이 쌓이면 정책자금과 금융기관 등 자금을 받아 4차산업, 바이오 등 유망 분야로 투자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대체투자와 외환·구조화상품, 자산유동화증권(ABS), 혼합형펀드, 재산신탁 등 다양한 상품을 라인업하고, 구조화투자금융(SF)·프로젝트금융(PF) IB 부문은 공공부문, 산업단지, 도시재생, 리츠, 역세권 개발 같은 비주거상품 개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위험회피(헷지)전략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은 신규 수익원 확보를 위해 주식대차, 상장지수펀드(ETF), 해외중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IB통' 김해준·'운용통' 박봉권 각자대표 체제 합격점

교보증권은 올해 2월 박봉권 대표를 새로 선임하면서 12년 만에 각자 대표 체제로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김해준 사장은 투자은행(IB)부문과 구조화부문 등을 전담하고, 박 사장은 경영지원과 자산관리(WM) 부문뿐만 아니라 경영총괄을 담당하기로 했다.

각자 대표 체제는 대표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공동 대표 체제와 달리 각자의 대표가 서로 다른 분야를 나눠 총괄하는 방식으로 신속한 의사 결정과 효율적인 경영을 발휘할 수 있는 체제로 꼽힌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교보증권 두 대표의 역량이 적재적소에 발휘된 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김해준 대표는 증권업계 사관학교로 불리는 대우증권 출신 'IB통'으로 통한다. 지난 2008년부터 교보증권에서만 6연임에 성공해 12년간 대표직을 맡아온 역대 최장수 CEO다.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기존 증권사 최장수 대표이사 재임 기록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11년 9개월)을 기록을 깼다.

박 대표는 교보생명 부사장 겸 CIO(자산운용총괄) 출신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실장까지 역임한 주식·채권운용 전문가다. 교보생명에서도 주식·채권 운용 업무를 봤고 HDC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 피데스자산운용 채권운용팀 이사를 거쳤다. 2003년부터 약 7년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증권·채권·위탁운용 팀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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