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선종구 전 하이마트 대표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사건 쟁점인 선 전 회장의 1차 M&A를 배임으로 봤다.
재판부는 "하이마트 소유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에 인수자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대출금 채무도 포함됐다"며 "특수목적법인이 이를 갚지 못하면 부동산이 환가처분(강제 매각)될 수 있는 위험을 일으켜 인수자에겐 재산상 이익을, 하이마트에는 손해를 끼쳤다"고 설명했다.
담보 제공을 대가로 하이마트를 지배하는 해외법인 지분 13.7%(602억원 상당)를 취득한 혐의와 아들 해외유학 자금 등을 대면서 증여세 745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도 있다. 2008년 2차 매각과정에서 경쟁업체보다 2000억원이나 낮게 입찰가를 제시한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수 있게 이면계약을 맺고, 회사 운영 과정에서 급여 177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적용한 21개 혐의 가운데 해외펀드투자 자본거래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 3개만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핵심 범죄 혐의였던 하이마트 매각 관련 배임과 증여세 포탈 등은 모두 무죄로 봤다.
2심도 21개 중 7개만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형을 내렸다. 배임 혐의 등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1·2심과 달리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함에 따라 선 전 회장은 다시 2심 재판을 받게 됐다. 배임 혐의가 핵심혐의이기 때문에 다시 열릴 2심(파기 후 환송심)에서 배임액 피해액이 50억원을 넘을 경우 양형도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