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추적] 성추행 등 사회적 물의 일으킨 임원, 직원으로 채용한 '황당한 사건'

2020-10-1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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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로 협회장 재선거 앞둔 세종시태권도협회… 인사권 없는 임시회장이 멋대로 직원 채용?

협회장 재선거를 앞둔 세종시 태권도협회의 운영이 도마위에 올랐다. 상황이 지속될시 업무방해 등으로 수사권 개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에 있는 임원이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 있다가 자격이 박탈됐는데도 다시 직원으로 채용돼 협회 서류에 손을 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의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법조계와 지역 체육계에 따르면 세종시 태권도협회는 2018년 10월 치러진 협회장 선거가 공정하지 못한 과정에서 치러진 사실이 드러나 8월 말께 대법원에서 선거 무효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세종시체육회는 회장과 상임부회장, 부회장단, 전무이사, 이사 등의 임원들 자격을 전부 박탈시켰다.

태권도협회 임원들 자격이 박탈되면서 비상사태에 빠진 협회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지난 달 18일 관련 상위규정에 따라 82명의 정회원들 중 과반수 이상의 정회원 45명이 모여 긴급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대의원 5명을 선출했다.

세종시체육회는 같은 달 말께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대의원이 선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당연직 대의원 두 명과 선출직 5명 등 이들 대의원 7명에 대해서 전원 승인했다. 따라서 현재 태권도협회는 임시회장과 대의원 7명만 인정된 상황이다.

임시회장은 협회장 선거가 치뤄지기 이전까지만 한시적으로 기초적인 사무업무만 맡아볼 수 있는 직무대행자로, 모든 결정은 대의원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로선 대의원들이 최고 의결 기구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물의를 일으켜 직무가 정지된 임원을 임시회장이 독단적으로 채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임원은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대법원 판결로 자격을 박탈당했다. 채용된 사실을 알게된 대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규정상 임시회장은 직무대행자로 기초적인 사무업무를 제외하곤 정책 변경이나 인사권은 행사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 긴급 사안의 경우 이사회 의결로 가능하지만 현재 이사회도 해산된 상태다. 따라서, 긴급사안의 경우 대의원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그 같은 절차는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김기완 기자


범죄 혐의로 항소심 재판이 진행중에 있는 자이기 때문에 직무가 정지됐는데도 불구하고 인사 권한이 없는 임시회장이 임의대로 이 임원을 직원으로 채용했다는 것은 회원들은 물론 지역 체육계를 기망한다는 것.

문제를 제기하는 대의원에게 임시회장은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다.

시체육회도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임원 자격을 박탈시켰더니 이제는 임시회장이 자신의 권한 밖의 결정을 하면서 이 임원을 임의대로 직원으로 채용했기 때문이다. 임원이었던 자가 형사사건으로 항소심 재판이 진행중임에 따라 직무를 정지시켰고, 대법원 판결로 자격까지 박탈됐는데, 이런 자를 다시 직원으로 채용해 시체육회로 보내는 문서에 기안자로 이름을 올려 보내는 것 자체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 21조 3항에 따르면 '임시회장(직무대행)은 통상적사무를 수행하며 정책의 전환, 인사의 이동 등 현상유지의 범위를 벗어난 사무를 처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체육회 관계자는 "오랜시간 체육행정 업무를 봐왔지만 이 같은 일은 처음 겪는 일"이라며 "철저히 조사해서 기망한 사유가 발생 있었다면 단호히 처리하겠다."라고 말했다.

대의원들은 "임시회장이 자신의 위치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문서 등에 태권도협회장이라고 표기하면서 정회원들인 관장님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임시회장이 범죄 혐의로 1심 재판부에서 처벌을 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 자와 한통속이 돼 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의성이 다분한 상황을 전개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도 그럴것이 새롭게 선출된 대의원에 대해 상위기관인 세종시체육회가 열흘간의 조사를 마무리 짓고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승인된 사안을, 자신들이 다시 확인한다며 관련 서류를 태권도협회로 제출해 줄 것을 대의원에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시체육회와 대의원들을 황당하게 만든 이 같은 상황에 또 다른 의혹도 나온다. 임시회장이 직원으로 채용한 전 임원이 상근직 임원으로 재직 당시 집행했던 금전적인 부분을 감추려고 직원으로 채용한게 아니냐는 것.

대의원들은 "지난 2년 간 직원들의 월급과 당연직 임원들의 월급, 판공비 수당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며 "현재 협회 통장에 재산 잔액이 2천만 원 밖에 없다. 씀씀이가 아무리 컸다 하더라도 최소 1억 원 정도의 잔액이 남아있어야 하는데 2천만 원이 남아 있다는 것은 누군가 통장에 손을 댄 것으로 보이는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대의원들은 금전적인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시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김기완 기자 bbkim998@ajunews.com
 

[그래픽= 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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