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후 세계] ①"재선 가능성 13.4%"...美 트럼프 2기 정권의 '동아시아 판세'는?

2020-10-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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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둘러싼 불확실성...안갯속 북한·'폭풍의 눈' 중국 사이 끼인 韓

"김정은과 친분 여전·북한에 깊은 애착"...재선시 전권행사해 재협상?

오는 11월3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를 뚫고 재선에 성공할 경우, '정권의 유산'을 남기기 위해 또다시 세계 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집권한 지난 4년 동안에도 △미국 우선주의 △친분 외교 △톱-다운식 결단 등의 기조에 따라 국제 관계가 요동쳤지만, 재선 성공으로 탄력을 받을 2기 트럼프 정권의 국제 무대에는 불확실성이 절대적으로 가득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그래픽=조은주 기자]

 
"어게인 2016?"...'10%대' 재선 확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의 선거 분석 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트(538)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13.4%까지 떨어졌다고 예측했다. 승리 가능성이 86.1%까지 오른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보다 무려 6배도 넘게 뒤쳐진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 여론조사에서 평균 42%의 지지율을 얻어 52.1%를 기록한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도 10%P(포인트)나 벌어졌다.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놓고 거센 반발을 맞은 상황에서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확진 판정을 받으며 지지율 붕괴세에 방점을 찍은 탓이다.​

그럼에도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의 이변을 지켜봤던 많은 이들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혹시라도 모를 '2기 트럼프 정권 출범'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날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유럽연합(EU) 외교정책 전문가들이 트럼프의 재선 성공으로 발생할 "백악관의 예측 불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급 EU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건 그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펼쳤던 정책을 법으로 엮을 시간과 기회를 주는 것"이라면서 "미국의 선택을 '일반적인 상식'으로 추론할 수 없는 트럼프 시대의 공포는 세계 무대를 최악의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한에 깊은 애착"...재선시 전권 행사해 재협상?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 여부에 따라 가장 큰 변화를 맞을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그간 북한 비핵화 협상에 특히 애착을 보여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에 성공할 경우 본인이 직접 나서 북한과의 거래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탓이다.

앞서 북한과의 협상은 트럼프 특유의 외교 스타일로 꼽히는 '친분외교'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며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계기가 됐다.

작년 6월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분쟁지역인 판문점을 최초로 방문한 미국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모든 언론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전략적 인내 전략'을 택한 전임 버락 오바마 정권의 실패를 주장하며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가 '트럼프 정권의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이 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반면, 반대 진영은 2019년 '하노이 노딜'로 귀결한 북한과의 협상 실패를 트럼프 정권의 중요한 실책 중 하나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무자들의 전문적 협상을 도외시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에 의존한 교류에서 미국이 실질적으로 얻은 것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내 친구'라고 부르며 심지어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을 두고 민주당과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은 친구를 떠나보내고 독재자들만 끌어안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또한 백악관 최측근으로서 북한과의 협상에도 참여했던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순진하게' 속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겉으론 비핵화 협상에 응하는 척 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내부적으로 북한의 핵전력 완성도를 높이는데 이용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내부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협상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외교안보 분야 관련 조언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사 중 하나인 톰 코튼 상원의원은 지난 8일 미국 허드슨연구소 화상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두 번째 임기에서 북한에 대한 외교 과정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하노이 노딜 이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김정은 위원장의 친분이 여전하다고 주장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모멘텀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 지난 지난 3일에는 김 위원장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문을 띄워 "트럼프 각하, 당신과 영부인이 하루빨리 완쾌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당신은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며 위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체면을 세워주기도 했다.
 

2019년 판문점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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