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법무장관에 ‘충성파’ 맷 게이츠 연방 하원의원을 발탁했다. 국가정보국(DNI) 국장에는 민주당에서 전향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 국무장관에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공식 지명하며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검증된 충성파와 미국 우선주의 신봉자들을 잇따라 요직에 기용하면서 정계 주류 인사의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게이츠의 법무장관 지명 사실을 발표하며 “사법 시스템의 무기화를 종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이슈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총 4차례 형사 기소를 당한 트럼프는 대선 선거운동 기간 내내 법무부의 ‘무기화’를 거론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게이츠는 트럼프가 정계에 처음 진출했을 때부터 그를 지지했던 열렬한 ‘친(親)트럼프 정치인’으로 꼽힌다. 법무장관은 연방수사국(FBI)과 연방 검찰을 감독하는 자리로 내각 중 가장 중립적인 업무 수행이 요구되는 자리로 게이츠의 지명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의 핵심 전략가인 스티브 배넌은 이날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소형 화염방사기로 법무부를 강타할 것이며, 게이츠는 그 화염방사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국무장관직에는 이미 언론 보도로 알려진 루비오를 지명했다. 앞서 트럼프는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예비역 소령 출신 44세의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를 국방장관으로 각각 내정했다. 보훈장관을 제외한 내각의 외교·안보 인선을 사실상 끝낸 셈이다. 트럼프는 불법이민 대규모 추방 공약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부비서실장 기용도 공식화했다.
한편 이날 미 ABC·CBS·NBC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은 일부 선거구의 개표가 진행 중인 하원의원 선거에서 과반인 218석을 확보했다. 앞서 공화당은 상원의원 선거에서 전체 100명 의원 중 53명 이상을 확보해 다수당이 됐다. 이로써 공화당은 트럼프의 백악관 탈환에 이어 상·하원 권력도 모두 차지하게 됐다. 여기에 보수 우위 체제인 연방대법원(사법부)까지 감안하면 미국 정치권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공화당은 새 상원 원내대표에 4선 존 튠 의원을 선출하고, 하원을 이끌 후보로는 마이크 존슨 현 하원의장을 재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