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후 세계] ②"미·중 패권 전면전"...美 트럼프 2기 정권의 '동아시아 판세'는?

2020-10-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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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둘러싼 불확실성...안갯속 북한·'폭풍의 눈' 중국 사이 끼인 韓

"재선 뚫을 유일한 돌파구, 중국 때리기"...中과 '패권 전면전' 현실화?

오는 11월3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를 뚫고 재선에 성공할 경우, '정권의 유산'을 남기기 위해 또다시 세계 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지세 붕괴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 13.4%까지 떨어졌지만, 2016년 당시의 이변을 지켜봤던 많은 이들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그래픽=조은주 기자.]

 
"13.4% 뚫을 유일한 돌파구, 중국 때리기"

일각에선 2기 트럼프 정권과 중국의 대외 관계는 최악의 폭풍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방중 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친분을 과시해오던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받자 대선이 다가올 수록 지지율 반등을 위해 중국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코로나 사태의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던 수준에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점차 경제·정치·군사·외교 전방위에서 중국을 압박하며 갈등을 고조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백악관에서 서명한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의 파기를 위협하는 동시에, 국가 안보를 문제삼아 화웨이와 텐센트 등 중국의 대표적인 기술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트위터에서 "내가 승리했을 때 중국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 보라"면서 "양국의 무역합의가 더 까다로워지는 사이 중국의 공급망이 무너지고 중국 내 기업과 일자리, 돈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중국 때리기 행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맞은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유일한 변수'라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국제담당 칼럼니스트인 사이먼 티스달은 지난 11일 "트럼프가 다급해질수록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다"면서 "국제적 갈등의 발생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도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2기 트럼프 정권, 중국과 '패권 전면전' 벌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시작했던 중국과의 갈등 국면은 남중국해 위기를 계기로 물리적 충돌로 확대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거점 확보와 영향력 확대를 위헤 남중국해 곳곳에서 주변국들과 영유권 분쟁을 진행 중인 중국의 행보에 적극적으로 개입 중이다.

지난 7~8월 중국의 해상훈련 당시 미군은 남중국해에서 2014년 이후 6년 만에 항모 두 척이 동시에 출동시키고 긴장감을 높이는 한편, 정찰기를 비행금지구역으로 보내 훈련 상황을 감시했다. 결국 미중 양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동원해 해상으로 미사일을 쏟아부어 훈련을 가장한 무력시위를 벌였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세력 재편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일국양제) 원칙을 무시하면서까지 대만과의 교류를 '국가 수준'으로 격상해가고 있다. 대만을 중국에 대항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격상하며 혹시라도 모를 대리전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난 8월10일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회담이 성사하며 1979년 단교 이후 41년 만에 미국 최고위급 인사가 대만을 방문했으며, 작년부터는 미군의 '대만 요새화'(Fortress Taiwan) 작업도 강화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작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100억 달러(약 11조4000억원) 어치의 최신 전투기와 전차 등의 무기를 사들였다.

한편, 미국 정부는 국제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를 설립해 아시아·태평양 역내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현재 쿼드에는 미국과 함께 국경분쟁으로 반중 감정이 높아진 인도와 미국의 최우선 동맹국 중 하나인 호주, 일본 등 4개 국가가 참여한 상태다.

특히, 일본의 경우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의 취임을 계기로 쿼드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며고 미국과의 밀착 접촉을 강화해 국제사회 발언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은 향후 쿼드를 나토와 같은 지역 공동방위기구로 격상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참여국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참여를 제안받고 있어 2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미국과 중국 사이의 양자택일을 놓고 외교적 압박이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장기 외교 전략을 4년 만에 뒤집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집권 초 트럼프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미국이 불필요하게 아시아 지역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공언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는 등 외교 중심축을 아시아로 이동시키려던 전임 오바마 정권의 '피벗투아시아'(Pivot to Asia) 전략을 무력화했다.

그러나 막상 중국과의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하자,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역내 '동맹국'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느낀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정책 전문가 J. 마이클 콜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권의 '피벗투아시아' 전략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진짜 '피벗투아시아'가 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2017년 방중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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