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었던 반중정책은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중국 때리기에 나서면서 각을 세우면서 지지자들을 결집시켰다.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19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힘들 수도 있다는 전망에 나날이 힘이 실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본인 스스로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대선 가도에 큰 타격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강 문제가 재선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 와중에 최근 다시 급격히 고조하는 중국과의 갈등은 코로나19 미로에 갇힌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높여주는 유일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중국 대가를 치르게 될 것"···중국 "대만 무력통일을 실현할 수도"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발언은 미국과 중국이 외교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시기에 나왔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를 인도 국경지대, 대만과의 영토 분쟁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이들 지역 모두 미국과 군사적으로 연결된 곳이라 충돌의 가능성이 큰 곳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9월 19일 SNS 웨이보 공식계정에 폭격기로 어딘가를 공격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도발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국 정부로부터의 호전적인 발언도 늘고 있다. 지난달 미군의 대만 재주둔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나오자 중국의 관영매체는 “미친 주장”이라는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2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대만 민중에 도움이 되지 않는 미친 제안이 만약 현실화할 경우 인민해방군은 단호한 군사행동으로 무력통일을 실현할 것이다”라면서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쿠바 위기 이후 가장 위험한 시기"
미국과 중국이 국내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국제담당 칼럼니스트인 사이먼 티스달(Simon Tisdall)은 국제적 갈등의 발생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도울 수 있다고 11일 오피니언을 통해 지적했다. 티스달은 "트럼프가 다급해질수록 이런 일(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중국 역시 국내적 불만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게 티스달의 지적이다. 홍콩 시위 진압을 비롯해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 등은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언론의 자유 제한이 강화하면서 국내의 불만도 축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정책 각종 강경책을 정당화시키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권력 강화를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의 불만을 한계에 이르면 시 주석은 미국과 맞서는 걸 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보수적인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중국은 무모함을 부르는 거만한 태도를 보인다"면서 "대만 갈등은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가장 위험한 순간을 미국에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최근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확대와 외교·군사적 지원의 강화를 행동에 옮기면서 중국을 극도로 자극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역시 "중국의 군국주의적인 톤은 시 구석의 강경한 태도를 반영한다"면서 "중국의 강경한 발언들이 도발적인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으며,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최근의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에서의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은 물리적 충돌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나날이 하락세를 보인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6∼9일 전국의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likely voters) 72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4%를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42%보다 무려 12%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이다. 오차 범위는 ±4%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