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순 씨티은행장 단독후보…"33년 기업금융 베테랑"

2020-10-0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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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 섬세함·디테일 최대강점…첫 여성행장 눈앞

매일 30분 일찍 출근…고객과 동료 소통에도 탁월

'여성친화' 씨티그룹 문화도 유 후보 내정에 한몫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 그는 7일 열린 씨티은행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행장 단독후보로 추천을 받았다. [사진=씨티은행 제공/자료사진]

[데일리동방] 유명순(56)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이 국내 은행권 사상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등극한다.

7일 열린 씨티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은행장 직무대행을 수행중인 유 수석부행장이 차기 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을 받으면서 사실상 내정됐다.

이에 따라 민간은행에서 처음 여성 행장 배출이 실현될 전망이다. 씨티은행은 이달 27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유 수석부행장을 최종 은행장에 선임한다.

1964년생인 유 수석부행장은 1987년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씨티은행에 입사, 현재까지 33년간 '기업금융'을 주특기로 근무해왔다. 씨티은행에서 그에게 처음 주어진 임무도 서울지점 기업심사부의 애널리스트였고, 현재도 기업금융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국내 대기업부 '위험(리스크) 매니저'와 기업심사부장, 다국적기업부장, 다국적기업 본부장을 거쳐 2009년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에 올랐다. 이후 2014년 제이피모간 은행 서울지점장을 역임했다가 이듬해 씨티은행으로 돌아와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을 맡았다.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이 최근 조기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행장 직무대행을 수행해 온 유 수석부행장은 우수한 평판과 업무수행능력을 인정받아 임추위에서 강력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은 그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씨티은행의 주력 사업분야가 기업금융인 것을 감안할 때, 유 수석부행장이 해당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것이 이번 내정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따른다.

오랜 기간 유 수석부행장과 호흡을 맞춰 온 관계자들은 "핵심거래 기업과 기관영업을 꾸준히 해오면서 베테랑이 됐고, 특히 상대의 니즈를 꿰뚫는 통찰력은 그만의 노하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유 수석부행장은 전형적인 '모범 사례'로 통한다. 모나지 않은 온화한 성격에 선후배들과 격의 없는 소통은 기본이고, 매일 30분 일찍 출근하는 근면함까지 갖췄다는 전언이다.

유 수석부행장이 차기 씨티은행장에 내정된 또 다른 요인에는 여성친화적인 씨티그룹의 문화도 톡톡히 한몫했다는 평이 나온다.

씨티은행의 현직 13명 임원 중 유 수석부행장을 포함 5명이 여성인만큼 다른 은행들에 비해 확연히 많은 여성 임원이 포진해 있다. 더욱이 씨티그룹의 수장인 제인 프레이저 행장 겸 글로벌소비자 금융대표 역시 최근 미국 월가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 탄생이라는 기록을 세워 눈길을 끌었다.

또 올해 18회째 '한국여성지도자상'을 시상하는 씨티은행의 전통에서 볼 수 있듯 여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의 클래스는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한국법인 씨티은행뿐만 아니라 씨티그룹 전체적으로 지속사회경영(ESG)의 일환인 여성 임직원에 대한 포용력을 넓혀가는 추세다. 실제 씨티그룹 여성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육박해 월가 은행의 평균인 31%를 웃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 수석부행장이) 내부의 CEO승계 프로그램을 이수해 온 것으로 들었는데, 직전 행장과 마찬가지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왔다는 것만으로도 내정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었던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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