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가는 초긴장 상태다. CNN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백악관 전·현직 직원들이 줄줄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미국의 위기는 더욱 확산하고 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현지시간으로 3일 오전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는 캘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을 비롯해 빌 스테피언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과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 등이 있다.
이외에도 존 I. 젱킨스 노터데임대 총장, 상원 법사위 소속 톰 틸리스·마이크 리 공화당 의원 등이 지명식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신임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식에 참석했던 이들이다. 때문에 주요 인사들 가운데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배럿 지명자와 지명자의 남편은 음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들 2명은 지난여름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바 있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한편, 대법관 지명자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대법관 지명식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청문회를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배럿 지명자의 청문회를 늦추자고 공화당에 요구했다.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이유였다.
진단 검사에서 양성을 받기 위해서는 며칠이 걸린다.
그러나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예정대로 12일 청문회를 시작한다는 입장이며, 일각에서는 화상 청문회를 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화상에 반대하고 있어, 워싱턴 정가의 혼란이 더 극심해질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터 리드 병원으로 이동했지만,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백악관에 머물면서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 트럼프는 가벼운 기침과 두통을 앓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에이미 코닛 배런 대법관의 지명식에 참여했던 이들 중 대부분은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고, 적당한 거리도 두지 않은 채 밀착해서 앉았던 것은 추가 감염자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팬데믹 속 트럼프 대통령의 안일했던 대처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선거 운동을 위해 이동하고 수많은 유세를 다니는 등 코로나19에 대해 안일한 대처를 해왔다"라면서 "게다가 최근 양성 판정을 받기 전까지 미국 시민들의 마스크 사용을 전혀 독려하지 않고 오히려 방해하면서 국가 핵심 의료진들의 조언도 제대로 듣지 않으며 마스크를 끼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행사를 열어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