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뚜렷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친문 적자인 김경수 경남지사의 재판 결과나 정세균 국무총리의 도전 정도가 변수로 꼽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뚜렷한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특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출범하며 대선 주자들의 공간이 더욱 좁아졌다. 침체된 당 분위기 탓도 있지만, 잠룡들이 정치적 계산 등을 하면서 ‘타이밍’을 노려온 이유도 있다. 추석이 지나면 이들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최근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에 사무실 계약을 마쳤다. 이곳은 ‘개혁보수’를 주창하며 유 전 의원이 창당했던 바른정당의 당사가 있었던 곳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다음 대선 출마를 마지막 도전이라고 밝힌 유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8월 당사를 닫기 전 “우리가 오늘 이후에 헤어지고 찢겨도 약속했던 대로 언젠가 같이 마음을 맞춰서 일하게 되는 날이 꼭 오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후보로 지난 대선에 나섰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경우 복당이 우선이다.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공천에 반발해 탈당, 생환에 성공했지만 대선으로 가기 위해선 당에 들어와야 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탐탁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게 변수다. 김 위원장은 권성동 의원의 복당은 승인했지만, 다른 탈당파 의원들 특히 홍 의원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초선 의원들 역시 ‘강성’ 이미지의 홍 의원 복당을 반대하는 경향이 강하다. 홍 의원은 1일 이를 의식한 듯 “이미지 정치로 나락으로 떨어져 막장까지 간 당이 어찌하여 아직도 문재인의 프레임에 갖혀 허망한 이미지 정치에만 안주하려 하느냐”며 “몇몇 이해관계 상반된 초선 의원들의 의견이 당 전부의 의견 일 수 있느냐”는 글을 올렸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는 의원 행사에 참여하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논란이나,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등에 대해 활발히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 왔다. 국회 근처에 자신의 싱크탱크인 ‘코리아비전포럼’을 운영하면서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최근엔 일주일에 한 번 가량 서울을 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경우 최근 초선 의원들을 만나 오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던 전직 의원들에게 전화를 해 위로를 전했다고도 한다. 이런 행보를 두고 대선을 다시 생각하는 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역대급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있는데다, 확장성이 없어 속칭 ‘친황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의원은 “황 전 대표가 출마한다면 앞장서서 만류할 것”이라고 했다.
당밖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경우 국민의힘과 연대나 합당을 시도할지 관심이 모인다. 김종인 위원장이 안 대표에 대해 마뜩찮다는 기색을 보이고 있지만, 당내엔 안 대표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 위원장이 “당대당 통합은 없다”고 한 만큼, 흡수통합이 길이다. 야권의 ‘혁신경쟁’을 제안한 만큼 추석 연휴가 지나고 보다 본격적인 정치적 행보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