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해고] 디즈니부터 셸까지…깊고 넓게 퍼지는 '고용 그늘'

2020-10-0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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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개 일자리 사라져

코로나19 여파에 미국 우량 기업들도 흔들리고 있다. 대표적 피해업종인 항공사뿐만 아니라 테마파크, 보험사 우량 기업들로 직원 감원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4시간 동안 수만 개 일자리 줄어
월트디즈니는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무려 2만 8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너19 팬데믹으로 인한 감원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블룸버그 등 외신은 전했다.

디즈니의 충격적 감원 소식 이후 보험사를 비롯해 에너지 기업들이 줄줄이 대규모 감원 발표했다.

미국의 대형 보험사인 올스테이트는 3800명 감원에 나설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는 전 직원의 8% 수준이다. 앞서 또 다른 글로벌 금융사인 골드만 삭스 역시 향후 400개 정도의 일자리를 감축할 수 있다고 앞서 블룸버근 보도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가장 큰 타격을 준 항공과 에너지 업계도 감원 바람이 거세다. 미국 항공사는 정부가 추가 지원을 해주지 않을 경우 10월 부터 수만 명의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의 경우 1만9000명에 달하는 직원을 줄일 것이라고 예고했으며, 유나이티드에어라인 역시 1만 2000명 감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의 감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요감소로 인한 '저유가' 쇼크로 흔들리는 에너지 기업 내 일자리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세계 2위의 석유회사인 로열 더치 셸은 2022년까지 직원 9000명을 줄이겠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고 외신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는 현재 직원 수의 10%를 넘어서는 것이다.

로열 더치 셸은 간소한 조직으로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상위 관리직을 20% 정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저유가에 셸의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2분기 적자 규모는 181억 달러(21조2000억 원)나 됐다.

엑손 모빌 역시 지난달 초 전세계적인 감원을 위해 평가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밖에도 독일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인 콘티넨털 AG 역시 전 세계적으로 3만 개의 일자리를 삭감하거나 이전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초기에는 레스토랑, 접객업에 종사하고 있는 시간제 근로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에는 고용 시장의 위기가 사무직 및 관리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시장의 불안 확산···부양책이 결국은 열쇠

미국 고용시장은 지난 5월과 6월 반등 이후 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이다.

통계 전문 웹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 시간 1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미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44만 7282명에 달한다. 사망자 역시 21만 1740명을 기록하고 있다. 일일 신규확진자가 여전히 하루 4만 명을 넘어서고 있어 경제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수석 경제학자인 브렛 라이언은 "처음에는 서비스 부문에서 일자리 감축이 주로 일어났지만, 경기가 침체할 경우 기업은 이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9월 13~19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87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이는 전주 대비 4000건 증가로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웃돌아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버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추가 부양책도 아직 타결책을 찾지 못하면서 한동안 미국 경제의 불안은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30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추가 부양책 합의 도출을 위해 만났으나, 협상은 성사되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용시장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신호도 잡히고 있다. 미국의 9월 민간부문 고용이 사상 최악 충격에서 벗어나 다섯 달 연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30일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부문 고용은 74만9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60만 명을 크게 웃돈 것이다.

지난 8월 수치 역시 42만8000명 증가에서 48만1000명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ADP 연구소는 제조업이 고용의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전히 서비스를 비롯한 여러 분야로 감원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고용 지원이나 실업 지원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많은 경제학자와 연준 관리들은 추가 부양책이 신속하게 나오지 않을 경우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는 느려지고 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 경우에는 파산 급증과 일자리 증가 폭의 감소 등으로 장기적 피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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