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폼페이오·왕이 잇달아 방한...'北피격' 속 한반도 '옥토버 빅이벤트' 이어질까

2020-09-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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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장관, 일본·몽골 방문 이어 7~8일 방한

한·중 외교당국, 왕이 부장 방한 일정 조율 중

북한군의 남측 공무원 사살 사건으로 한반도가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내달 미·중 양국의 외교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잇달아 방한한다.

미국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국 외교장관이 한국을 찾아 어떤 메시지를 발신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반도가 양국 갈등의 전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美폼페이오, 일본·몽골 방문 이어 7~8일 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내달 7~8일 양일 간 방한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 달 4~8일 일본과 몽골, 한국을 순방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을 방문해 호주, 인도, 일본과 함께하는 비공식 안보협의체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일본 카운터파트(대화상대방)와 회담을 개최, 상호 관심사를 논의한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7일 몽골을 방문한 뒤 7~8일 한국을 방문해 강 장관과 8일 오전 회담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 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번 외교장관회담은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올해 들어 세 번째 갖는 대면 회담이다.

양 장관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외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화통화, 코로나19 대응 관련 7개국 외교장관 화상회의 등을 통해 소통해왔다.

외교부는 "최근 한·미 간 각 급에서의 긴밀한 전략적 소통에 더해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한은 한반도·지역·글로벌 문제에 관한 양국의 공조를 더욱 심화하는 한편, 한·미 동맹을 한층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회동한 때 마지막으로 방한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8년 10월 4차 방북 당시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6월 30일 남북미 3국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동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北 총격 사건'·'옥토버 서프라이즈' 등 논의할 듯

한·미 외교당국은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제11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등 양국 동맹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동시에 중국과 북한 문제 등 한반도 주변 정세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 교환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북한군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에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만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 교류 재개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7일 미국 출장에 떠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28일(현지시간) 한·미 북핵수석대표를 마친 뒤 특파원들에게 한반도에서 외교 증진을 계속할 건설적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거론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양국 외교 당국자 간 접촉이 빈번해져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 깜짝 회동 등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실제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다시금 꺼내들고 국제사회를 향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한 기간 북한 측 인사와 회동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11월 치러지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미·중 갈등 격화 속 한국에 자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지지 및 동참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연합뉴스]


특히 외교가에서는 그가 이번 방한 기간 한국에 쿼드 플러스 가입을 제안할지 관심사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25일 아시아소사이어티가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한국이 쿼드 플러스에 가입할 의향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강 장관은 "다른 국가들의 이익을 자동으로 배제하는 그 어떤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쿼드 가입을 초청받지 않았다. 우리는 특정 현안에 대한 대화에 관여할 의사가 있지만, 만약 그것이 구조화된 동맹이라면 우리의 안보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 심각하게 생각(think very hard)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미국, 중국 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게 현실적이냐'는 물음에 대해서 "(특정 국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은 도움이 안 된다"며 "우리는 (안보는) 한미동맹이 우리의 닻(anchor)이라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하고 있으며,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교역·경제 파트너라 우리 기업인과 시민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어 이어 왕이도 방한...미·중 갈등 속 韓 당기기

실제로 폼페이오 장관 방한에 이어 왕이 외교부장까지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고돼 양국 외교수장의 이번 방한이 미·중 갈등 속 한국 끌어들이기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중 외교당국은 내달 왕이 부장의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측 인사 방한과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왕이 부장 역시 다음 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일본 총리를 예방하기 위해 일본을 찾는 김에 한국도 들를 예정으로 전해졌다.

NHK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왕이 부장이 이르면 다음 달 일본을 찾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스가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결국 미·중 외교 수장이 잇달아 한반도를 찾는 셈이다.

왕이 부장 역시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에 미·중 갈등과 관련한 자국 입장을 설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22일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왕이 부장이 최근 미국의 '화웨이(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제재에 대한 맞대응으로 발표한 '글로벌 데이터 보안' 이니셔티브를 거론,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함께 글로벌 데이터 보안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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