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내년 플레이스토어 수수료 30% 강행... "대신 타사 앱마켓 푼다"

2020-09-2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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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앱은 내년 1월, 기존 앱은 내년 10월부터 구글 인앱결제 강제

안드로이드12에 타사 앱마켓 활성화 기능 추가... 대신 플레이스토어는 수수료 30% 고수

구글이 인앱결제(IAPs) 수수료 30% 강제 정책의 대안으로 타사(제 3자) 앱마켓 활성화를 제안했다.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12(가칭)'에 삼성 갤럭시스토어 같은 타사 앱마켓을 활성화하는 기능과 정책을 추가하는 대신 구글 앱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선 반드시 30%의 결제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구글의 '당근과 채찍' 정책 앞에 국내외 모바일 앱 생태계가 요동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공식블로그를 통해 "구글플레이에서 배포되는 앱 중 디지털 콘텐츠(게임 포함) 구매 기능을 포함한 앱은 내년부터 구글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구체적으로 내년 1월 20일 이후 구글플레이에 새로 등록하는 앱은 구글 인앱결제 시스템이 강제된다. 기존에 등록한 앱은 내년 9월 30일까지 구글 인앱결제로 결제 시스템을 교체해야 한다. 결제 시스템 교체를 위한 1년의 유예기간을 준 셈이다.
현재는 게임 앱만 구글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는 모든 앱이 구글 인앱결제 외에 다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올해 말부터 이용자가 구글 인앱결제로 디지털콘텐츠를 구매하면 기업은 구글에 디지털콘텐츠 가격의 30%를 결제 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를 두고 "이번 정책은 지속적인 플랫폼 투자를 위한 결정이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개발자와 구글플레이의 동반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채찍질을 하며 구글은 당근도 함께 제시했다. 내년 5월 공개할 예정인 안드로이드12에 갤럭시스토어, 원스토어 등 타사 앱마켓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

구체적으로 구글은 "안드로이드12에 운영체제의 보안 정책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용자가 자신의 기기에서 타사 앱마켓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타사 앱마켓을 활성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안드로이드12와 함께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외신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럽에서 취했던 웹 브라우저 선택 정책처럼 구글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처음 활성화할 때 앱마켓을 선택할 수 있게 하거나, 설정에서 기본 앱마켓을 변경하는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버지는 "기업과 개발자는 구글이 동의하지 않아도 여전히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앱을 배포할 수 있다. 구글 인앱결제를 거부하고 갤럭시스토어, 아마존파이어마켓플레이스로 이동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대표적인 사례다"며 "이번 인앱결제 강제 정책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통제는 풀어도 플레이스토어의 인앱결제에 대한 통제를 완화할 계획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인터넷 업계에선 구글이 내년 수수료 30% 정책을 강행하면 디지털 콘텐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네이버웹툰 이용권 1개의 값은 플레이스토어에선 100원이지만, 예전부터 수수료 30% 정책을 취한 애플 앱스토어에선 120원이다. 이는 콘텐츠 업체가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를 최종 판매 가격에 반영해왔기 때문이다.

구글이 플레이스토어에서 자사 인앱결제 시스템 강제와 수수료 인상을 예고한 후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디지털 콘텐츠 기업은 강력히 반발해왔다. 하지만 구글 본사 차원에서 내년 전 세계 인앱결제 시스템 강제를 확정함에 따라 구글코리아 역시 내년 인앱결제 시스템을 국내 기업에 강제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구글이 당근으로 제시한 타사 앱마켓 활성화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플레이스토어는 전 세계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중국, 러시아를 제외하고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구글플레이 결제 금액은 5조9996억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63.4%에 달한다. 운영체제가 다른 애플 앱스토어를 제외하면 점유율은 80% 수준으로 치솟는다.

이러한 독점 사업자를 두고 타사 앱마켓에 앱과 디지털 콘텐츠를 출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타사 앱마켓 활성화 정책은 안드로이드12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0월 이후 진행될 예정이라 구글이 수수료 인상과 인앱결제 강제는 빠르게 하고 보완정책은 굼뜨게 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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